세계 최고 윈드타워 생산현장을 가다
동국S&C, 거침없이 세계 윈드타워 시장 접수
세계 최고 윈드타워 생산현장을 가다
동국S&C, 거침없이 세계 윈드타워 시장 접수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6.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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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GE의 최우수 협력업체·우선거래대상자 선정
태양광·풍력·바이오 … 종합 친환경 에너지기업 지향

▲ 철판을 둥굴게 말면서 용접하는 장면(아래 왼쪽), 원통을 세네개씩 이어붙여 타워를 만든다.(아래 오른쪽)
베스타스, 에너콘, 가메사, GE, 지멘스, 미쯔비시중공업, 악씨오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 풍력발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기업’이라고 한다면 반쪽짜리 정답이다. 이들은 모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동국S&C 윈드타워를 수입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고객에게는 동국S&C의 제품을 설치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세계 풍력시장은 연평균 28%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지난해 누적설치량은 총 94GW에 달했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 시장규모도 2006년 180억 유로에 이어 지난해 250억 유로로 성장했다. 풍력발전은 2030년까지 10%대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 시장규모는 143GW, 108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전기는 갈수록 대형화 되고 있으며, 해상풍력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풍력시장의 호황에 따라 생산제품의 대부분을 미국, 일본, 스페인 등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동국S&C도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01년 국내 최초로 대형 풍력발전기 타워를 미국에 수출한 이후 2003년 1000만불, 2005년 3000만불, 2006년 7000만불, 2007년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올해 목표는 2억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윈드타워 시장 점유율 10%(2007년 기준 1000MW)를 돌파했으며, 2006년에는 ‘100만분의 1’ 무결점 제품에 도전하는 ‘식스시그마’ 로 유명한 GE의 협력업체 가운데 최우수 1위 기업으로 선정돼 우선거래대상자가 됐다. 진형찬 신재생에너지부장은 “우선 우리 제품의 공급가능량을 확인한 후 나머지 물량을 다른 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있다”며 “베스타스와는 10년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국내 풍력발전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동국S&C는 동국산업이 2001년 7월  철구, 건설, 엔지니어링 3개 부서를 분할해 설립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철구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윈드타워 사업에 뛰어든 것이 회사를 살렸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5만평 규모의 제작공장과 2만평 규모의 물류공장, 30년 이상 축적된 노하우와 세계적인 품질인증 등을 바탕으로 세계제일의 품질과 공급 신뢰도를 보이며 윈드 타워 세계 톱 메이커가 된 것. 지금까지 총 2100세트를 수출했으며, 새만금, 대관령 등에 70세트를 공급했다.

진형찬 부장은 “베스타스가 전세계 제품 3000기를 가지고 20년을 버틸 수 있는 타워가 있는지 테스트 한 결과 유일하게 우리 제품이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동국S&C도 어려움이 있을까. 진 부장은 “아무래도 포항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보니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는게 가장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내년에 문을 여는 포항공대 풍력특성화대학원에 참여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그는 “포항공대와 동국S&C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제 동국S&C는 윈드타워 생산을 바탕으로 태양광 및 풍력발전사업, 매립가스를 이용한 발전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풍력발전 프로젝트
동국S&C는 육상 및 해상풍력발전을 동시에 추진한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총 67억원을 투자해 신안군 비금면 명사십리 해수욕장 인근에 1MW급 3기를 설치한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해안에서 7㎞ 떨어진 자은도 연안 오도사구에 15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진 부장은 “이 지역은 아시아에서도 풍력발전의 최적지로 손꼽히는 곳이며, 충분한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올해 용역을 발주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2년간 사업자를 구성하는 등 준비기간을 거쳐 2013년 착공할 계획이다. 
해상풍력의 가교 역할을 할 ‘양산윈드팜(12MW)’ 조성사업도 오는 2009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경남 양산시 어곡동 일대 에덴밸리 골프장 외곽에 조성되는 이 발전단지에는 총 250억원이 투입된다. 골프장 유휴 부지도 활용하고, 대도시 주변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대국민 홍보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동국S&C는 박막 태양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유비 솔라(Juwi Solar)와 합작 벤처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진형찬 부장은 “독일에서는 발전소를 건설해 판매한 후 O&M(운영·보수)을 대행하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며 “국내에서도 RPS제도가 시행되고, 기후변화협약 이행이 의무화되면 이같은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전소 부지 선정부터, 건설 및 운영, 보수에 이르기까지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형 사업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1차 시범사업으로 영월에 오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박막 태양광모듈을 이용한 2MW급 발전소를 짓고 있다. 남원에는 3MW급 결정질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한다.

▲바이오에너지
동국S&C는 여수에 925kW급 LFG 발전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매립가스는 메탄가스가 40~60% 정도 포함돼 있어 발열량도 높고 경제성도 우수하다. 이 여수 LFG 발전설비는 효율이 70%에 달하는 등 우수한 발전실적을 자랑한다. 진 부장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내 50개 대도시의 현황 조사를 끝낸 상태로 현재 진출 시기를 놓고 고민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친환경에너지로 사무동 에너지 공급
동국S&C는 최근 사무동을 신축하면서 좀 과한 투자를 했다. 친환경에너지 기업에 걸맞는 그린빌딩을 짓기로 한 것. 건물 외벽에 단열재를 적용해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필요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으로 냉난방을 해결하고 있으며, 건물 옥상에 설치 중인 태양광 발전설비도 20일께 발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입구에설치된 225kWp급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까지 합하면 사무실에서 필요한 전력은 충분히 공급이 가능하다.
진형찬 부장은 “쾌적한 사무환경은 물론 상주하고 있는 외국 바이어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터뷰-정학근 동국S&C(주) 사장
“전쟁에선 세계 1등만 살아남을 수 있다”
기존 사업역량으로 징검다리 건너듯 한걸음씩 전진
고객과의 약속 반드시 지켜 … 올해 2억불 수출 목표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을 주름잡는 ‘윈드타워 부문 1등 기업’인 동국S&C 정학근 사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에겐 영락없이 ‘맘씨 좋은 옆집 아저씨’로만 보이는 그를 지난달 27일 ‘갓지은’ 사무동 건물 2층 사장실에서 만났다. 2001년 7월 동국산업에서 ‘철구 건설 엔지니어링’ 3개 부문을 따로 떼어내 설립한 동국S&C는 설립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매출은 철구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2001년 첫 윈드타워 납품을 시작한 이후 5년도 채 되지 않아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현재 매출의 90%를 윈드타워 수출로 올리고 있다. 작고 마른 체격과 상대방의 긴장을 일순간에 해제시키는 선한 눈웃음을 가진 그는 인터뷰 내내 예의 그 눈웃음과 함께 동국S&C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포항으로 향하는 내내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먼저 꺼냈다. 
-세계 풍력 메이저기업의 줄기찬 러브콜을 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전쟁에서 2등은 죽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1등이 되는 수 밖에 다른 길은 없다. 국내 1등은 의미가 없다. 평소 직원에게도 이 부분을 늘 강조한다. 이미 이뤄 놓은 사람이라고 해서 쉽게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우리는 시작 전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마냥 선한 웃음을 짓고 있던 그는 정색을 하고 답했다. 탄탄대로만을 달린 줄 알았는데 뜻밖이다.

“이런 비유가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이 회사는 탄생할 때부터 동상이 걸린 손, 발처럼 잘라내기 위해 세워진 회사다. 제일 안 되는 골치 아픈 세 부서가 모여 출발했으니 오죽 힘들었겠나. 온 직원이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당시 내가 공장장이었는데 소년가장과 같은 절박한 마음과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버텼다. 처음 3년간은 해외로 정신없이 다녔다. 찾아가면 쳐다보지도 않고 ‘놔두고 가라’던 사람들이 미국, 일본에서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하자 이젠 제발로 찾아온다”

-윈드타워에 대해 문외한인 기자가 다소 공격적인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윈드타워’ 였기에 세계 1위가 가능한 것 아닌가.
“윈드타워에 대해 다들 오해하는 부분이 ‘아무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80~90m에 달하는 타워 위에 150톤에 육박하는 발전기를 올려놓고, 바람이 불 때마다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라. 초정밀 기술이 필요하다. 레이저 광선으로 검사를 할 정도다. 이건 시간과 혼신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 부분이다. 철구조물, 교량, 빌딩의 용접 등에 대한 30년의 노하우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제품에 상관없이 품질, 배송, 가격에 대한 고객과의 약속을 끝까지 철저히 지켜야 한다”

-풍력발전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을 추진하고 있다. 민원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던 신안의 경우 대체부지를 찾아 다시 사업을 재개할 것이며, 양산은 추진 중에 있다. 좀 더디더라도 지역주민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사업을 진행시켜 풍력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놓고 싶다. 기후변화협약과 관련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우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 엄청난데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관련 민원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제 미래를 들을 차례다. 앞으로 10년 후 동국S&C의 모습은.
“솔직히 계획이 없다.(웃음) 시장은 항상 변하기 마련인데 현실적으로 10년 후의 계획을 세운다는게 의미가 없다. 이 회사는 철구, 건설 등의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철구사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윈드타워 부문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온 길이 아니다. 강을 건널 때 징검다리를 건너듯이 한걸음씩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나갈 것이다. 뒤돌아 봤을 때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후회가 없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앞으로는 건설부문 경험을 바탕으로 태양광, 풍력, LFG 발전설비의 건설 및 유지, 보수를 해나갈 계획이다”

정학근 사장은 한마디로 ‘정통 동국맨’이다. 부산 출생인 그는 첫 직장으로 동국을 선택한 이후 한평생을 동국과 함께 해 왔다. 열심히 노력하면 신입사원에서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행정부터 실무까지 훤히 꿰고 있다는 뜻인데 직원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다들 보고할 때 많이 긴장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큰 틀, 전체적인 차원에서 지시를 내리고 점검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작은 잘못은 그냥 눈감아 주려고 한다. 젊은 사원들 기도 살려주는 것도 필요하고, 만약 잘못을 한다 해도 스스로 고치고 해결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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