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사업의 성패, 바람지도에 달려 있다”
“풍력발전사업의 성패, 바람지도에 달려 있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5.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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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구 박사(에기연 풍력발전연구단)

"내년까지 1㎞×1㎞ 고해상도 풍력자원지도 완성할 것"
   
“바람지도는 풍력발전사업의 핵심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풍력발전연구단에서 풍력자원지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현구 박사를 지난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만났다.

- 풍력자원지도 개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수치바람모의(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반도 육상, 해상 풍력자원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초기단계인 9㎞×9㎞의 저해상도 지도에 이어 현재 중간단계인 3㎞×3㎞ 중해상도를 완성했다.

최종 목표는 내년까지 1㎞×1㎞ 고해상도 지도를 완성하고, 풍력단지 적합성 평가시스템도 공개할 예정이다. 부산대 이화운 대기과학과 교수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해상풍력의 경우 파랑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해양연구원 이종찬 박사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글어스(Google Earth)에서 바람지도를 볼 수 있도록 개발, 인터넷 홈페이지(www.kier-wind.org)를 통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재는 자원지도 외의 내용만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기상청과의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얼마 전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는 풍력자원지도는 아니고 기상자료를 재가공한 것으로 풍력자원지도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필요한 자료다.

- 외국의 풍력자원지도 개발 상황과 국제협력 현황은.
▲ 풍력 선진국은 모두 자원지도를 갖고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국 NREL에서 풍력자원지도를 작성해줬다. 이는 미국이 중국 풍력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은 최근 기상청 산하 풍력자원센터가 직접 바람지도 제작을 추진 중인데 한국의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높이 평가해 서로 협력키로 했다. 싱가폴국립대학과 노르웨이 윈드심(WindSim)사 등에서 국제 공동연구를 제안받은 상태다.

- 풍력자원지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 정부입장에서 바람지도는 풍력 보급목표 설정 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해준다. 또한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가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사업자에게는 20년을 예측할 수 있는 사업설계 핵심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모든 사업은 수입 예측이 가장 중요한데, 풍력자원지도는 바람 즉 수입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해 준다. 특히 수천억원, 조 단위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의 리스크 중 가장 큰 요인인 풍황의 불확실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얼마 전 유럽에서 개최된 EWEC(European Wind Energy Conference)에서 풍력자원지도가 발전사업의 파이낸싱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는 풍력자원지도가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최종단계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 바람지도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 더 많은 분들에게 바람지도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까지 하다보니 외부의 목소리들이 많이 들려온다.

현재 중해상도까지 진척됐는데 중간 결과물만을 보고 이런저런 비판들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해상도 지도가 마무리 될 때까지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 국내 풍력발전 R&D의 바람직한 방향은.
▲ 지금까지 대형과제, 성과위주의 R&D가 추진돼 왔는데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소형과제에 대한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

외국의 R&D에 대한 투자는 바람지도, 발전기기, 정책 등 균형있게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연구비의 90%가 발전기기 개발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발전기의 경우 같은 용량의 여러 다른 기종을 개발하면서, 바람지도와 같은 ‘소프트웨어’ 에는 너무 소홀하다. 풍력발전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활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한국형’ 풍력발전기 모델은 반드시 필요하며, 변화가 심한 ‘한국형’ 바람지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형 풍력발전기 개발 및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른 유럽이 저풍속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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