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風車)의 기술(技術)
풍차(風車)의 기술(技術)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8.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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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좋았던 우리는 물레방아를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바람이 좋은 유럽은 풍차방아를 개발했다.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기술은 소수력, 풍력으로 발전해 자연에서 에너지, 동력을 얻는 기술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기술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어진다.
문제는 서구에서는 자신들의 것을 현대화했으나 우리는 그 명맥조차 유지하기 힘드니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계승, 발전시키지 못한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베스타스, 가메사라고 하면 아마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수십미터가 되는 날개, 기어박스 등 세계최고의 기술력으로 이루어진 제품들이 수만 평이나 됨직한 공장안에 가득 들어차 있다.
선조들의 풍차기술을 갖고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은 풍력발전기 기술을  미국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덴마크에는 유명한 풍력연구소가 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자신들은 미국에서 처음 100kW 발전기를 들여와 지속적인 R&D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연구소는 원래 약 3000명이 원자력을 연구하던 연구소였으나 지금은 1500명이 풍력연구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현재 연구 목표는 10MW급 개발이라면서 날개만 해도 100여 미터나 되어야 한다는 등 자랑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의 각고의 세월이 있었음을 잊지 않고 말해주었다.

 풍력발전기를 개발하는 한국은 어떤가. 수백억 원씩 투자해서 2MW급을 설계해 공장을 짓고 설계도면대로 만들었다. 국제인증을 받으려고 서류를 제출했더니 서류심사 거절을 통보받아야 했다. 유럽은 2MW급을 개발하기 위해 1500명이 수십 년을 매달려 왔는데 우리는 20~30명도 안 되는 사람이 앉아 2,3년 만에 그들과 같이 놀려고 했던 것이다.
기술은 돈만주면 사올 수 있는 것으로 우습게 보는 우리 풍토의 한 단면이다.
필자는 보다 못해 해당업무를 주관하는 부처의 인사와 쉬어야 할 토요일에 현장 확인 행정이라는 미명을 붙여 4,5년간 소형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소기업체를 함께 방문했다.

풍력발전기를 개발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몸소 체험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이 기업은 1kW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까지 100억여 원을 쏟아 붓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R&D 지원 자금을 쓸 생각도 하지 않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하루를 쉬고 월요일 아침 소형풍력발전기에 대해 정책 재검토를 하라는 통보가 있었다고 한다.
좋은 기사를 쓰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현장 확인언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의 풍력발전기 R&D는 소형은 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해 기술개발을 완전히 접어 버렸다. 1kW짜리도 못 만드는데 2MW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우리의 R&D정책은 남의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한다 해도 끝없는 기술종속에 부가가치는 제로이다.
기술은 절대 100%를 주지 않는다. 아무리 ‘빨리빨리’가 우리의 주특기라고 하지만 아무 것에나 통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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