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인 여수산단 정전사고
후진적인 여수산단 정전사고
  • 한국에너지
  • 승인 2008.05.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일 발생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정전사고는 이유야 어찌됐든 우리의 전력기술 수준을 볼 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세계에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수 있는 전력기술과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자랑하고 있는 우리에게 마치 60∼70년대 사고 같은 정전사고는 전력공급 문제와 함께 안전에 대한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가산업단지 같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순간정전으로도 천문학적인 손해를 볼 수 있는 시설에 대해 이토록 취약한 전기시설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도 지적하듯 이런 시설에 송전선로를 단선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물론 이번 정전사고의 경우 설사 복선이었다 하더라도 정전을 막을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다고는 하나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송전선로의 복선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전반적인 전력계통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순간전압강하에 대비해 무정전전원장치와 같은 비상설비를 갖추는 한편 노후화 된 전력설비의 개·보수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전 원인은 한화석유화학 공장 내에 설치돼 있는 30년 가량 사용한 노후 피뢰기의 폭발로 확인됐다. 한전의 교체기준이 15년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쓴 노후설비를 교체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써 왔다는 것에 대해 안전 불감증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한전은 일련의 정전사고 원인이 노후화 된 설비에 있다고 보고 여수산단 지역 대용량 수전고객을 대상으로 전력설비에 대한 특별진단을 실시했다. 대용량고객의 수전설비 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전국 154kV급 대용량 고객을 대상으로 전력설비 특별진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점검을 통해 앞으로는 얼굴 뜨거운 이러한 후진적 정전사고가 없어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