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이 살 길이다
세계적 전력회사로 나가는 첩경은 ‘해외사업’
해외사업이 살 길이다
세계적 전력회사로 나가는 첩경은 ‘해외사업’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8.05.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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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에너지 전 서비스 분야서 최상 전력서비스 제공
원자력 해외사업, 터키·중국·캐나다·인니에 역량 집중

▲총 투자비 7억900만 달러. 설비용량 120만kW. 한전의 대표적 해외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필리핀 일리한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한전의 해외사업 비전인 ‘2015 Asia’s Best Value Developer in Energy Service’는 전력서비스 뿐 아니라 자원개발 확보 등 에너지 전 서비스 분야에서 최상의 전력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최고의 전력회사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프랑스 EDF와도 견줄 수 있는 세계적 위상을 확보하자는 야심 찬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Total Energy Service Provider’ 도약을 위해 우선 해외사업을 기존의 한전과 발전사 체제에서 탈피, 해외 플랜트업체나 발전사 여기에 한국 컨소시엄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구조를 만들고 이를 한전이 통합해 총괄하는 체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진출 분야도 확대된다. 지금까지의 화력발전이나 송배전 컨설팅 위주에서 벗어나 M&A, CDM 배출권 거래, 동북아 전력계통연계 수출 및 기자재 수출까지 확장함으로써 명실공히 전력산업 전 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진출 시장도 다변화한다. 기존 필리핀, 중국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국, 러시아, 미국 등 3대 전략거점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별 거점 국가를 확보하고 이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해외투자자산 10조원 및 ROE 10%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전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2015년 해외사업 매출 3조8000억원, 해외 발전지분용량 1만MW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이 해외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역시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한전 해외사업의 효자 노릇을 할 부문은 배전사업이다.
한전은 배전분야에서 해외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성공적인 발전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송배전사업으로의 영역확대를 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2년 9월 ‘필리핀 배전계통 개선 타당성 조사사업’으로 시작한 배전 해외사업은 불과 5년 만에 누적 수주액 1500만 불을 돌파했다. 이러한 결실은 건설사업이 아닌 컨설팅사업으로 올린 성과로서 비슷한 기간에 일본 동경전력의 배전사업 수주액 약 400만 달러와 비교할 때도 뛰어난 성과라는 평가다.
한전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호당정전시간, 호당정전횟수와 전력 손실률 등 지난 40여년간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필리핀, 리비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등 7개국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창기 기술컨설팅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전기술과 통신기술을 결합한 전력 IT분야의 해외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주로 배전자동화시스템, 원격검침시스템, 배전투자계획시스템 등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한전은 배전 해외사업 분야에서 2015년까지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설비건설 및 운영사업으로 배전 해외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배전전력회사 지분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전의 해외사업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한전은 지난 2월 11일 이원걸 사장과 마코주 서부아프리카전력공동체(WAPP)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약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WAPP 전력설비 건설 및 운영사업에 대한 계약 협정서에 서명했다.
이 사업은 WAPP에서 발주한 330kV 베넹∼토고 간 약 100km의 송전선로와 관련 변전소 시공 및 운영사업, 베넹의 자유무역지대인 마리아글레타에 BOO 방식의 400MW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및 20년간 운영 등 약 4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전력사업이다.

3월 5일에는 카자흐스탄의 에너지전문기업인 CAPEC사와 전력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시가 추진 중인 아스타나 발전사업은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240MW)과 증설(360 MW→600MW)을 통해 부족한 전력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은 카자흐스탄 진출의 교두보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전은 중앙아시아에서 시장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아제르바이잔에 750MW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을 필두로 시장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자력분야의 해외사업은 터키, 중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이른바 원전수출 핵심대상 4개국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터키의 경우 현지 유력업체와 합작이 추진되고 중국은 신규원전 시장에 턴키 수출이 이뤄진다. 캐나다에서는 발주사의 노형 선정 프로세스에 참여하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부간 협력사업으로 한국 원전을 선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원전수출 강화는 올해도 값 진 결과를 낳았다. 중국 광동화전공정총공사(GPEC)와 1550만 달러(약 148억원) 규모의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역대 최대규모의 원전수출 계약이었다.

한수원은 GPEC가 중국 광동성 양장에 건설하게 되는 양장원전 3·4호기 현장에 오는 2013년까지 총 40여명의 인력을 파견해 원자로계통의 기전공사에서 기술자문을 맡게 됐다. 총 155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은 국내원전 기술용역수출 사상 최대 규모로 기자재 수출과는 다르게 비용을 수반하지 않는 순수 기술수출로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 1992년 중국과 수교 이후 1993년 광동원전에 운영지원 사업으로 중국시장에 첫 진출한 후 진산원전 2·3단계, 링아오원전 등의 기술지원사업을 통해 한수원의 원전건설 및 운영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향후 한국형 원전의 중국진출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 해외사업
세계적 발전사 도약 굳건한 발판
세부발전소 완공 시 필리핀 발전설비 15% 확보

한전의 해외사업 중 역시 단연 돋보이는 곳은 필리핀이다. 필리핀의 낙후된 전력상황이 기본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역시 한전의 기술력을 유감 없이 보여 줌으로써 세계적 전력회사의 발판이 된 곳이다.
총 투자비 7억900만 달러. 설비용량 120만kW. 필리핀 일리한 복합화력발전소는 한전이 추진한 해외사업 중 대표적인 사업이다.
일리한 복합화력은 필리핀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지난 1999년 3월 발전소 건설공사에 착수해 약 3년여만에 준공했고 준공 후 20년간 운영을 하고 필리핀 정부에 넘겨주는 ‘건설·운영 후 양도’ 방식으로 추진됐다.

사업기간 중 총수입이 25억 달러에 달하고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효성 등 국내업체 수출효과 같은 부대효과도 1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일리한 복합화력사업은 한전이 세계 전력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성능복구 및 운영사업은 지난 1998년 6월 8일에 1호기를, 10월 19일에 2호기의 성능복구공사를 준공했다.
정상 가동이 어려워 43만kW에 불과하던 말라야발전소의 출력은 65만kW로 향상됐고 화력발전소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열효율도 28∼32%에서 34.5∼35.7%까지 개선됨으로써 필린핀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발전소로 탈바꿈했다.

한국 최초의 해외 발전운영사업으로 20년 이상 노후된 발전소를 한전의 기술력으로 필리핀 최고의 발전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말라야발전소는 한전 해외사업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14일 필리핀 해외사업에 있어 또다른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전은 필리핀 세부시에서 세부 주지사, 국회의원, 나가 시장, 필리핀 전력공사 사장 등 필리핀 정부 관계자 및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급의 세부발전소 본 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세부발전소는 국내 최초의 사업주개발 상업운전방식(Merchant plant)의 해외사업으로서 사업주가 발전소를 건설한 후 직접 소유·운영(BOO)하는 방식의 사업으로 2011년 준공해 향후 25년간 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특히 세부발전소 건설은 두산중공업이 100% 건설을 책임지는 ‘턴키 계약’으로 참여하고 있어 국내 전력산업 업체와의 동반진출로 약 1억 달러의 수출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전은 세부발전소가 완공되면 필리핀 총 발전설비의 15%에 해당하는 2030MW를 확보함으로써 필리핀 제2위 민간발전사업자에서 제1위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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