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이 신문고를 두드린다
에너지가격이 신문고를 두드린다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8.05.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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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
최근 몇 사람이 에너지 가격을 바로잡는데 언론이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필자는 바로 에너지 가격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얼마나 공감을 할지 모르겠지만 요즈음 특히 전력쪽에서 전기요금의 현실화 내지는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한전 사장이 청와대에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보고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어 물가 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은 일단 안심해도 좋을 듯 하다. 전력 요금은 종류도 많지만 요금도 천차만별이다. 농사용, 산업용은 기본적으로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그 부담을 일반 가정에서 대신하고 있다. 밤에 사용하는 이른바 심야 전력 요금 또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전은 죽는 소리를 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이 넘는 고유가 시대에 살면서 서민들의 연료라고 하던 LPG 가격은 경유 가격과 비슷해서 연비를 따지면 휘발유 보다 나을게 없다.
그 뿐인가. 가격 연동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에너지 공급 사업자들의 경영이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LNG가 경유보다 싸게 먹혀 사용자들은 연료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에너지 유통속에는 어떠한 기준도 없이 가격 혼돈 시대를 걸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매년 이익을 남기던 한전 자회사들의 경영부실로 이어져 국민의 부담으로 넘어올 지경이다.
책임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 할 수 있는 한 인사는 이러다가 국가가 거덜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할 정도이니 사태가 심상찮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보전이 아무리 중요하기는 하지만 에너지 가격 정책을 바로 세우려는 소신이 그래서야 어디...
전력 요금의 균형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100년이 넘는 문제일 것이다.
수출산업의 육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생산원가의 3%에 불과한 산업체 전력 요금은 수 없이 문제점을 지적해도 제자리 걸음을 했다.
산업체 전력 요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전경련이라는 커다란 태산을 넘어야 한다. 그곳에서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데” 한 마디면 그것으로 문 앞에서 주저앉았다.
지금은 세계 경제도 어렵고 내수경제도 어렵다 하니 감히 꺼낼 엄두조차 나지 않을게다.
가스로 발전한 전기 가격이 가스보다 싸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 경제가 전두환 정권 이후 언제 좋았던 때가 있었는가.
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면 지금 당장 에너지 가격을 시장경제 원리와 열량을 기준으로 하는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유가 인상으로 올해 들어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바른 에너지 가격 정책이 수립되어야만 무역적자를 막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기대는 않지만 다시한번 신문고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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