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최종수 광해방지사업단 이사장
“광해방지는 기술집약적 사업이다”
특별인터뷰-최종수 광해방지사업단 이사장
“광해방지는 기술집약적 사업이다”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8.05.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광지역 경제활성 단순지원으론 한계 SOC 투자 선행돼야
국내기술 선진국 60∼70% 수준 … ‘선택과 집중’연구개발 전략

광해방지사업단이 출범 2주년을 맞고 있다. 광해방지라는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쉽게 들어볼 수 없었던 불모지와도 같은 상황에서 기술개발과 견실한 사업 수행을 위해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달려온 지도 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6월 29일에는 사업단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할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 광해관리공단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래서 직원들의 사기 역시 어느 때보다도 높다. 초대 이사장으로서 지난 2년 동안 광해방지사업의 선진화를 앞장 서 끌고 온 최종수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광해방지사업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피해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고 석탄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사업단의 역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업무에 광해방지의 개념이 추가된 것인데 간단히 말해 광해 예방은 어떤 식으로 이뤄집니까. 
▲ 광해란 광산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행해지는 토지 굴착, 지반 침하, 오염수 유출, 폐석 및 광물찌꺼기 등이 자연과 인체에 미치는 환경피해를 말합니다. 광해는 오염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축적되고 확산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폐광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업단은 광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중금속 물이 나오는 곳에 정수시설을 갖추고 토양이 오염된 곳에는 토지개량을 합니다. 폐석이나 광물찌꺼기로 인한 광해가 발생했거나 광해 우려가 있는 광산에 대해서는 광산폐기물의 양과 장소의 특성 등 현지 실정을 감안해 침출수의 유출을 차단하고 복토 및 식재를 통해 환경 친화적으로 복구하고 있습니다.

- 5년마다 광해방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차 계획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어떤 사안입니까.
▲ 범국가 차원에서 폐광산의 복구 및 사후관리, 가행 광산의 친환경 개발에 대한 요구가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기본계획은 종합적인 광해방지 시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향후 20년 내 친환경 광해방지사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국 2006개 광산을 광해발생 정도 및 위해성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이를 근거로 복구가 시급한 광산부터 1단계 기본계획에 반영, 복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광해 방지 및 폐광산 환경 복구에 총 720억원이 투입됩니다.

- 폐광지역 지원과 관련 대체산업 융자지원과 강원랜드 같은 출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점들이 정책적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우리 사업단은 폐광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폐광지역에서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업체들에 대해 대체산업융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산업융자금의 경우 단순히 융자금 지원만으로는 신규업체를 유치하기 어렵습니다. 업체들은 과도한 물류비용과 인력난을 들어 폐광지역 이전을 꺼리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도로망 확충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폐광지역이 살기 편해지고 좋은 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일자리가 늘어나면 폐광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강원랜드와 문경레저타운, 삼척 블랙밸리컨트리클럽, 영월 동강시스타, 보령 대천리조트 등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사업단은 출자회사들이 주식회사로서 이윤을 극대화 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이 조화되도록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사업단이 이들의 지주회사 유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폐광산이 아무래도 지방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광해방지사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조관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사실 규모가 큰 광해방지사업의 경우에는 지자체, 주민, 사업단으로 이뤄진 연합회 같은 것을 조직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여러 모로 효율적입니다.
사업단이 광해방지 작업을 하면 그 다음에 환경과 미화작업이 이뤄지고 그 위에 관광개발이나 친환경사업을 전개하는 식이 돼야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사업이 진행됩니다. 다시 말해 단순한 광해방지 차원을 넘어 총체적인 환경개선사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 사실 사업단 출범 전까지만 해도 광해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관련 기술 역시 전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광해방지 기술은 어느 수준에 와 있고 광해방지 기술개발을 위한 장기적 플랜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 우리 기술은 선진국 대비 60∼70% 수준입니다. 단순 토목공사나 일부 수질분야에서는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국내 광해방지사업 분야 시장이 적어 민간기업에서 투자를 꺼려왔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기술개발 환경은 열악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광해방지기술은 해외자원개발에 객관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경우 광해 방지 및 복원기술개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업단은 기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는 고효율 기술과제 중심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비효율적이거나 시장성이 떨어지는 기술은 기초 기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연구개발 전략을 구사할 방침입니다. 광해방지는 기술집약적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호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국내외적으로 기술협력을 확대하고 외주 용역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전문기관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최근 아세안 국가들에게 광해방지 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등 활발한 기술전파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교류와 함께 해외사업과 관련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1일까지 아세안 회원국 중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 광업 관련 공무원 및 전문가 9명이 한국을 방문해  ‘아세안 폐광지역 복구 및 광해방지’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세안 측의 요청에 따라 처음 개설된 것으로 아세안 회원 국가를 대상으로 한 광해방지기술 수출의 가능성을 여는 첫 단추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광산자원이 풍부한 아세안 회원국의 경우 개발 일변도의 광산정책으로 수질, 토양, 지하수 오염 등 다양한 형태의 광해가 국가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경험했던 광해 문제의 해결 및 정책을 소개하고 실무 기술을 전해줌으로써 광해방지사업을 매개로 한 아세안 회원국과의 협력기반이 강화되리라 기대합니다.
사업단은 중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 흑룡강성 신흥탄광 재난 및 광해방지 GIS 구축사업 컨설팅을 수행하는 등 국제협력단과의 공조를 통해 국제협력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 6월 29일자로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입니다. 단순한 사명 변경 차원을 넘어 사업단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그동안 광해방지사업단이라는 이름이 고객에게 다가서는 데 걸림돌이 돼 왔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지금의 명칭은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 난해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시조직으로 인식돼 정책 추진의 신뢰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공기업인지 사기업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정체성의 혼동 문제도 담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의 새 출발은 유사사업에 사업단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토대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시장으로 나가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환경부가 발주한 장항제련소 주변의 토양오염조사 사업에 환경관리공단과 사업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정밀조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국방부의 출연 및 발주 사업 참여를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호주, 동남아 등 해외시장의 광해방지사업 수주 및 조사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사업단은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려고 합니다. 명칭 변경에 따른 직접적인 조직과 인력의 확대는 없지만 향후 사업 영역의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등 전문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