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석유가격 놓고 눈치작전 치열
정유사 석유가격 놓고 눈치작전 치열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9.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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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유사들이 국제유가변동에 따른 국내 석유제품가격 조정을 놓고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유국의 감산에 따라 년초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로 인해 국내석유제품 인상요인역시 매달 발생하고 있으나 정유사 각각이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인상분을 100%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정유사들의 마진폭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상적인 석유제품판매 이익은 상당히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들이 이같이 인상요인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석유제품을 저렴하게 이용하게 한다는 명분 때문이라기 보다는 현재 보유중인 판매망의 유지 또는 증대를 위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즉 타사와의 경쟁을 위해 억지로 이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다.

현재 정유사에서 취할 수 있는 판매망이 거의 한정돼 있는 가운데 4개정유사들이 제로썸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 정유사의 제품가격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이뤄진 4번의 제품가격인상에서는 각 정유사들이 각사의 입장에 따라 자유롭게 가격을 정하게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같은날 4개사 모두 1∼2원 차이로 인상이 이뤄졌다.

인상전에 각 정유사는 이구동성으로 인상요인을 크게 잡고 발표하지만 결국 인상되는 것은 절 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 동시에 같은 크기로 인상돼온 것이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타사에 자기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어쩔수 없이 이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정유사 모두 울며 겨자먹기로 상대정유사의 눈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와 같이 쌍용정유가 저가격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수행하게 되면 나머지 정유사도 어쩔 수 없이 따라 가게 된다며 정유사 수익악화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여름에는 SK(주)와 LG정유에서 가격 인상을 발표한지 몇시간후 쌍용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을 발표하자 곧바로 이에 상응하는 가격을 재발표하는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쌍용측이 안정적인 가격인상을 담보로 SK등에 일정부분의 영업망 인계를 요구하는 등 정유업계가 타업체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정부관계자는 이같은 악순환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의 마진이 제로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정유사의 마진폭이 어느정도 있었기 때문에 쉽게 타격받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년초부터 제시되어온 가격인상요인이 상당한 수치에 이르고 있으나 거기에 절반도 안되는 인상만으로도 정유사들은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흑자를 내고 있다. 즉 제품원가가 어느정도 부풀려져 있었다는 뜻이다.

이에대해 정유사들은 한결같이 제품판매이익부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순익의 증가는 제품판매 외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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