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같은 인간’이 되자
‘쓰레기같은 인간’이 되자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4.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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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을 저지른 흉악범을 얘기할 때 흔히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이 ‘개’ 입장에서는 많이 억울할 것이다. 정말 이 세상에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 적지 않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쓰레기같은 인간’이 있겠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이 표현도 머지 않아 부적합한 표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는 이제 ‘지구환경 파괴범’에서 ‘지킴이’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라는 용어 자체가 다시 사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폐기물이 전체 재생에너지 보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그동안 태우거나 파묻거나 하는 반환경적인 처리에 머물렀던 생활폐기물, 음식물폐기물, 축산분뇨 등의 에너지화사업이 최근 들어 전국 곳곳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아직은 재생에너지 선진국처럼 ‘농부’에서 ‘에너지사업가’로 변신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지자체와 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가스 플랜트 설치가 시범사업 단계를 넘어 진행되고 있다. 매립지나 음식물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 열과 전기를 생산, 판매하거나 CDM사업으로 연계하면서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산자부와 환경부도 적극적인 보급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그런데 환경부는 폐기물 처리를 ‘자원순환’의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에너지화 할 수 있는 대상 폐기물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농가를 위한 농림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실망스럽다.

이같은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에서 생산된 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고, 관련 기술 및 설비를 국산화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고형연료(RDF)를 만들어 놓고도 판매는 커녕 무상으로도 가져가는 곳이 없어 쌓아두기만 했던 상황이나, 최근 추진되는 바이오가스 기술이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온 기술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우리 지역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이렇게만 된다면 ‘쓰레기 같은 인간’이 칭찬으로 쓰일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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