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유통시장 개혁 구상과 의문점
“유통구조 완전히 뒤집어 보자는 생각”
석유유통시장 개혁 구상과 의문점
“유통구조 완전히 뒤집어 보자는 생각”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8.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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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류세 인하 등 한계 … ‘근본 처방 내릴 때’ 인식
마트주유소, 입지조건·정유사견제 등 걸림돌 극복해야
임종룡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석유 유통시장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4개의 메이저가 존재하는 과점시장”이라며 “아주 힘센 정유사와 힘이 약한 주유소 간에 수직적 결합 관계에 있는 것이 우리나라 유통시장의 현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유류세 인하 등 가격 상에 낮출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왔지만 이제 근본적으로 유통시장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주유소 유통시장 개방과 관련해 그는 “주유소협회를 만나봤는데 대형할인점 뿐만 아니라 일부 소규모로 하는 경우에도 자기 브랜드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며 “일반 주유소의 경우에도 자기 브랜드로 해서 좀더 싼 기름을 골라가면서 팔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석유제품 수입에 대해서도 “국제가격이 약간 더 높은 상황이긴 하지만 할당관세를 인하했고 환율 움직임에 따라서 그 가격차가 바뀔 수도 있어 주유소가 이런 수입제품을 가져와 팔게 되면 국내 정유사들은 가격을 마음대로 못 올리게 되는, 소위 말해 경쟁상태로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내가 알기로는 외국에 있는 할인점들은 교외형 할인점들이라서 주유소를 같이 하기에 적합한 형태다. 반면 국내 할인점은 도심형 할인점이라서 주유소를 새롭게 설치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여건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검토할 때 할인점 업계에서 실제로 석유유통사업에 진출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했는지 궁금하다.

▲ 예를 들어서 어디가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그들이 원하는 바의 규제를 많이 완화해서 유통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니까 결국 사업을 할지 안 할지는 그 업체가 결정해야 되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대형할인점을 위주로 해서 업체를 얘기할 수는 없다. 그 업체에서 그런 것에 대해서는 사업상의 이유로 보완유지를 당부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다만 우리는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무엇이 규제인지, 무엇이 그동안 안 돼서 장벽이었는지를 점검해서 다 없애주겠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국내 유통시장을 보다 경쟁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렇다.

또 하나, 시내에 있는 할인점의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는데 사실 시내에 있는 할인점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주유소라는 것은 적정한 부지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외에 있는 할인점을 생각해 보자. 대개 기본적으로 가서 물건을 사려고 주기적으로 큰 할인점을 찾아간다. 그 때 그 할인점에 주유소가 있으면 같이 기름을 넣는다. 왜냐하면 조금 더 싸니까 기름을 넣고 들어오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 할인점을 갈 때는 대개 차를 가져가기 때문에, 내가 외국에 살았던 경험에 의하면 할인점에 가서 물건을 살 때는 꼭 기름을 넣는다. 그리고 그 할인점은 자기 브랜드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서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면 주유소가 있다. 사실 그 주유소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운영하는 주유소지만 현재 현대오일뱅크나 S-OiL의 간판을 달고 있다. 즉, 자기 브랜드로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 할인점의 주유소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없다. 이런 문제들은 대형할인점들이 유통시장에 참여할 유인을 적게 하는 요인이라고 본다. 이런 문제들을 해소해 나가서 유통시장을 보다 경쟁적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석유제품 유통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대형마트 주유소의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지 경쟁이 되는데, 전국에 있는 주유소가 수만 개나 되는 상황에서 과연 대형할인점이 몇 개를 어느 정도로 가지고 경쟁을 할 것인지, 대형 정유사들이 제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수입제품으로 해야 되는데 휘발유 같은 경우는 수입하는 게 제로인데, 이게 경쟁이 되는지.

▲ 좋은 말이다. 대형할인점을 설명하기가 좋아서 그것을 예를 들어서 계속 설명했는데, 우리도 주유소협회를 만났다. 그래서 그쪽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대형할인점 뿐만 아니라 일부 소규모로 하는 경우에도 “자기 브랜드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내가 꼭 SK에 종속돼서 SK제품만 팔고 SK의 상표로만 팔아야 하느냐. 내가 싼 정유사를 선택하면서 혹은 복수의 상표를 같이 취급하면서 움직일 수 있으면 조금 더 좋은 것을 골라서 소비자들한테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주유소협회 측의 요구가 많았다.

이것은 대형할인점의 경우에는 아주 좋은 예가 될 것이고 일반 주유소의 경우에도 자기브랜드로 해서 자기 상표로 좀더 싼 기름을 골라가면서 팔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다.

그리고 사실 그렇지 않겠는가. 요즘의 주유소라는 곳이 주유소간 경쟁이지만 유통시장 전체의 경쟁이 커져 있다는 뜻은 아니고 주유소간 경쟁이 있기 때문에 자기가 조금 더 싼 제품을 골라서 공급할 수 있으면 그것을 할 수 있게끔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단기적으로 그런 것들이 많이 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이런 규제들을 풀어가는 것이 유통시장을 경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를 해 본다.

- 주유소 공급가격 공개주기를 현행 1개월에서 1주일로 단축한다고 했는데 1월 달 가격이 2월 말에 나오고, 2월 달 가격이 3월 말에 나와서 공개주기의 문제가 아니고 너무 지연돼서 공개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가격 정보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는 것 같다. 1주일로 단축하면서 공개시기도 앞당기는지, 즉시공개가 가능한지, 정유사 가격 공개 문제는 어떤 식으로 됐는지 궁금하다.

▲ 너무 지연해서 하는 것 아니냐 하는데 좋은 질문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공개주기를 당기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1주일로 공개주기를 당기면 그 1주 전에 공급했던 가격이 1주일 후에는 나온다. 그러면 당겨지는 효과도 동시에 있지 않는가. 그런 것 자체를 한 달 후에 그 전에 자기들이 공급한 가격을 얘기하게 되면 그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공개다.
공개주기를 촘촘히 하고 당겨서 즉시즉시 공개가 될 수 있도록 하면 시장의 가격감시 기능이 훨씬 강화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자기 가격이 공개됨으로써 정유사들도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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