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100MW 한계용량 완료 100일 전
태양광 100MW 한계용량 완료 100일 전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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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하나. 자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 중인 한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관계자는 태양광모듈을 구하기 위해 이달초 중국의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를 찾았다. 작년 여름부터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고 모듈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아직 100kW 정도 물량을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각오는 했지만 모듈가격은 너무 비쌌고, 제품 사양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품질도 떨어지는데 가격은 또 왜 이리 비싸냐“는 질문에 ”좋은 모듈은 스페인이나 유럽으로 수출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한국에 팔 수 있는 모듈은 품질이 떨어지는 B급 모듈“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빈 손으로 돌아왔다.

이 업체는 두 곳의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다행히 규모가 큰 발전소는 정부 융자를 받게 됐다. 처음엔 기뻐했지만 요즘 이 융자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인증을 획득한 모듈만 설치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장면 둘. 지난달 말 국내 한 태양광 전문가는 일본의 태양광모듈 생산공장을 찾을 기회가 생겼다. 태양광 선진국인 일본 기업을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공장에 들어선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생산라인의 30%가 태양전지를 구하지 못해 가동이 중단된 것. 요즘 들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태양광 강국 일본이 아닌가. 그는 일본이 이럴 정도인데 국내 태양광 모듈업체 상황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태양광주택업체도, 발전사업자도 모듈을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한 인증제품 사용 의무화가 문제다. 상황이 급해지면 싸구려 B급 모듈이라도 설치하는 발전소가 속출할 것이다. 국내 모듈 제조업체가 수출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제도시행을 예고했음에도 ‘설마’하며 (인증획득에) 늑장을 부렸다. 세계적인 원재료 수급파동이 문제지 인증제도가 문제가 아니다.
각자 입장만을 외치고 있는 2008년 3월, 잘못된 시장예측으로 빚어진 이 상황에서 우리가 치뤄야할 대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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