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의 전문성이 도대체 뭐냐?”
“석유공사의 전문성이 도대체 뭐냐?”
  • 송현아 기자
  • 승인 2007.10.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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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노영민 의원이 황두열 석유공사 사장에게 던진 말이다.
노 의원은 “러시아 사할린 유전 개발과 관련 석유매장량이 100조 배럴로 추정되는 사업을 사할린이 동토이며 그곳에 인프라도 없고 탄화수소 발견 실적도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면서 석유공사를 추궁했다.

노 의원에 따르면 당시 이 사업이 권력형비리로 몰린 이유는 철도공사와 관련해서 주 사업목적이 아니라는 점과 아울러 유전개발에 대한 전문가 집단인 석유공사가 있는데도 석유공사가 포기한 사업을 비전문가인 철도공사가 한다는 점이었다. 또 이와 같은 빌미를 제공한 것이 석유공사이며 공세의 명분을 제공한 것이 석유공사의 최종보고서라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당시 석유공사가 정치권의 의혹 부풀리기에 빌미를 줬는데 이제 와서 “석유공사의 전문성이라는 것이 도대체 뭐냐?”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 의원의 말 중에 한 가지 해프닝이 있었다.
노 의원은 “사할린 유전의 매장량을 확인한 영국회사에 따르면 현재 매장량이 12억2500만배럴로 확인돼 있다”고 부연하면서 매장량 수치를 뒤집었다.

또 황두열 석유공사 사장도 추정매장량 100조 배럴 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막연한 추측이라고 답변했다.
황 사장은 현재 공인된 영국회사 발표에 따르면 가채매장량은 2150만배럴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의원과 황두열 사장의 질의와 답변 사이에서 사할린 매장량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전의 매장량에 대한 구 CIS의 기준과 서구의 기준이 다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 확인된 매장량이 아니면 기업의 애뉴얼리포트에도 반영하지 않으며 영국 역시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무리 좋은 지적도 전문성 있는 논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로 무안할 따름이다.
물론 유전개발에 대한 석유공사의 책임은 크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전문성을 묻는 산자위원의 식견도 그만큼 전문성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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