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한국중공업
산업현장...한국중공업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9.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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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발전설비산업을 세계적인 산업으로 일구어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는 경남 창원시 귀곡동 555번지. 앞으로는 남해의 넓은 가슴을 바라보며 뒤로는 태고의 신비를 담은 듯한 두 산자락이 만나는 곳. 그곳에 한국 발전설비산업의 요람인 한국중공업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한 눈에도 명당자리임을 느낄 수 있는 지세와 36년간 원자력에서 복합화력까지 국내와 해외의 발전설비산업을 주도해 왔던 웅장한 기세가 느껴진다. 이제 한중은 발절설비 일원화를 계기로 국내 유일의 발전설비사로 세계무대에 우뚝서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차가운 새벽공기가 귀곡동 기슭을 채 떠나기도 전에 한중의 하루는 시작된다. 아침7시. 하루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한중인들의 발걸음이 아침 정막을 깨고 각자의 일터로 모여든다. 사원숙소에서 어제를 정리하고 오늘을 계획한 사람들, 통근버스를 내리는 사람들, 자신의 일터를 향해 옮기는 한발짝 한발짝이 힘차 보인다.
 
발전설비 제작공장은 엄청난 규모다. 걸어서 돌아보려면 반나절은 걸릴 정도다. 이곳에서 연간 5천8백MW 발전설비가 생산된다.
 
이곳이 지금까지 발전설비의 대부분을 생산공급했고 앞으로 국내 유일의 발전설비 공급자로서의 역할은 물론 우리나라 발전설비산업을 이끌어갈 최선봉이 될 것이다.
 
발전설비 제작공장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다. 하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대부분이 일상의 작업이겠으나 준비하는 눈빛은 진지하고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에는 정성이 뭍어 나온다.
 
발전설비제작은 주조공장에서 출발한다. 쇠를 녹이는 상상을 초월한 온도에 뼈와 살이 녹아 들어가는 듯한 열기가 느껴진다. 이곳은 모든 제작과정을 거쳐 최첨단 발전설비로 만들어질 설비들이 미숙한 첫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곳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울퉁불퉁한 모습. 그러나 조만간 갈고 닦여 어엿한 발전설비로 탈바꿈 할 것이다.
 
주조공장을 나온 첫 작품들이 가는 곳은 단조공장이다. 이곳에는 한국중공업의 자랑인 ‘만톤 프레스’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전세계를 통틀어 5대, 동양에서는 유일하다. 원래 누르는 하중이 만톤이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그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게 안내를 맡은 직원의 설명이다. 아쉽게도 가동중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엄청난 크기에서 풍기는 위용에 압도 당하며 절로 탄성이 나온다.
 
만톤 프레스를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중기계공장. 이곳에서는 단조공장을 거친 재료들이 정교한 절삭 작업을 거쳐 완연한 설비 모습으로 만들어지는 곳이다.
 
당연히 조그만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숨을 죽이며 집중해 작업이 이뤄진다. 공장 곳곳에는 난로들이 켜져 있다. 공장내 기온을 따뜻하게 하기 위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설비들이 실내온도에 따라 수축, 팽창할 수 있으므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켜 놓은 것이다. 단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치밀함이 엿보인다.
 
원자력 공장에서는 영광 5,6호기와 울진 5,6호기에 들어갈 스팀제너레이터와 원자로 제작이 한창이다. 2천3년과 2천4년이면 이 설비들이 영광과 울진에서 전력생산의 중추 역할을 훌륭히 해 낼 것이다.
 여기서 생산된 발전설비들은 한중을 떠나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잡고 있는 원자력, 수화력, 복합화력, 수력등 모든 발전소로 흩어져 우리나라 전력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묵묵히 해왔을 것이다.
 
한중의 하루는 쉬지않고 힘차게 움직인다. 사장에서 부터 일반직원까지 예외는 없다. 올해 사업계획을 보고하고 마무리하는 임원회의는 점심시간을 넘기고도 계속된다. 밤 2~3시까지 회의가 계속되기 일쑤다. 국내 발전설비 산업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속에 장기발전전략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선하다.
 
이곳 창원 공장에는 미래 발전설비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기술개발의 첨병인 ‘기술연구원’이 자리잡고 있다. 최고의 기술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발전설비 산업에서 기술개발은 성패를 가름할 핵심이다.
 
기술연구원은 우수한 인재들이 포진해 있는‘싱크 탱크’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훌륭한 인재들이 하루 24시간을 부족해하며 밤낮 없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발전설비 산업의 장래가 이들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내 발전설비산업이 한중으로 일원화되는 지금에는 더욱 그렇다. 이제는 세계적인 발전설비사들과의 기술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한중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의욕적이다. 매출액의 5%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기술제휴와 해외연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은 가스터빈 같은 첨단기술은 기술제휴를 통해 배우고 있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기술자립을 이뤄낼 것이다.
 
기술개발을 위해 흘리는 오늘의 값진 땀방울이 마침내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믿음이 기술연구소에는 넘쳐 나고 있었다.
 
한중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지만 힘차 보인다. 자신감과 보람의 발검음이다. 한국 발전설비산업의 내일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듬직하기만하다. 어둠이 짙어진 귀곡동의 밤을 밝히는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진다. 늦은 시간이지만 사무실의 불빛도 여전히 훤하다. 발전설비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불빛이다.
 
최첨단 기술개발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 국내 발전설비산업의 요람 한국중공업의 두어깨에 짊어져 있는 지상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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