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석유개발 붐’ 안정화 되려면
‘해외석유개발 붐’ 안정화 되려면
  • 한국에너지
  • 승인 200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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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박사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자원기술정보센터 실장
최근 우리나라에서 해외석유개발사업이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블루오션 사업으로 인식되어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투자사업의 일부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해외석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벤처기업 수가 4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모든 기업은 아니지만 이 중 대부분 기업들은 석유개발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거나 있다손 치더라도 기술력이나 정보력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해외석유개발사업을 추진하다보니 기업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수가 종종 있다.

또한, 이 중 일부기업은 일반투자자들이 해외석유개발사업에 대한 속성을 잘 모른다는 점을 주가조작에 의도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들이 쓰는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탐사시추는 물론 탄성파 탐사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수십년 전 데이터나 석유탐사기술로 검증되지 않은 위성사진 자료를 가지고 사업성공 가능성을 부풀리는 경우이다.
둘째, 산자부에 해외유전개발사업 신고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석유개발사업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정부에 알려주는 행정절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부가 사업성공 가능성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과대 홍보하거나 공공기관의 이름을 사칭하여 투자자를 유인하는 경우이다.
셋째, 산유국 인맥을 동원하거나 유령컨설팅회사를 이용하여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탐사사업의 추정매장량을 과장하거나 마치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매스콤에 선전하는 경우이다.
넷째, 해외석유개발사업의 경제성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외국의 유수한 기업들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외국 석유개발기업의 주식 일부를 인수함으로써 마치 해외석유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이다.

엄밀히 말하면 해외석유개발사업은 고도의 기술과 정확한 산유국 정보 및 국제적인 사업마인드를 갖춘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력과 정보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경험이 풍부한 기존의 해외석유개발기업이나 공신력과 기술력을 갖춘 컨설팅회사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며 일반투자자들은 해외석유개발사업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시중에 막대한 부동자금이 넘쳐흐르고 연간 약 8억 배럴이란 막대한 양의 원유를 수입하여 소비하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고유가는 당분간, 아니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해외석유개발사업의 기술 및 정보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후진국이다. 이런 환경에서 해외석유개발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국가는 물론 각개 기업들도 선진국의 틈새에 끼어들기 위한 전략과 전술의 확립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01년 1차, ’04년 2차에 이어 금년 초에 ‘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에 입각해 정부는 출연사업으로 산유국 및 자원보유국의 지질, 기술동향 및 투자정보 확보를 위한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전 및 광물개발 펀드법을 만들어 시중의 유동자금이 건전하게 해외자원개발사업에 투자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였다. 이와는 별도로 일반투자자들에게 정보공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이 시장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상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석유개발부문 R&D, 인력양성, 정보화 사업, 해외석유개발사업 정보공개, 기업 간담회 및 기술 웍크샵 개최 등과 같은 정부정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될 수 있게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상기와 같이 국내기업이 추진하는 해외석유개발사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하고 있는 매장량 평가 인증제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궁극적으로는 모처럼 불기 시작한 해외석유개발사업 붐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국내 석유개발기업이나 서비스 전문기업이 탄생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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