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상순 에너지관리공단 인천지사장
이산화탄소의 두 얼굴
[기고] 이상순 에너지관리공단 인천지사장
이산화탄소의 두 얼굴
  • 한국에너지
  • 승인 2007.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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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공기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공기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므로 지구에 인류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공기는 약 78%의 질소 및 21% 가량의 산소, 기타 이산화탄소, 네온, 헬륨과 같은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이산화탄소는 약 0.0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공기의 구성성분이며 온실가스의 하나인 이산화탄소가 최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5월17일부터 서울 상암동에서 열렸던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발표됐다고 하는데 내용이 흥미롭다. 호주의 한 기업이 2005년 10월 영국에서 열린 어느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총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83톤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중 영화제 참가자들의 항공편 이용으로 인한 배출량이 약 41톤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으며 스태프가 영화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11.4톤이 배출돼 13.7%를 차지했고 참가자들이 육상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8.8톤이 배출돼 약 10.6%를 차지했다. 규모가 더 큰 영화제에서 이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 4차 평가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하여 8년 후인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 2050년까지 2000년 수준의 50~85%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감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030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3.2~4℃ 오르게 되고 전 세계 40% 이상의 생물이 멸종위기를 맞게 되며 수 억 명의 인류가 물 부족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한다.

이렇듯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로 발생한 지구온난화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 발효된 교토의정서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공동이행, 청정개발체제, 배출권거래제 등 시장원리에 입각한 3가지의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도입한 바 있다. 세계 10위권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는 의무감축 부담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줄이면 국내총생산이 약 2조7천억 가량 줄어들고, 20%를 줄이면 약 5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해악이 막대하여 감축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온실가스는 또 다른 측면으로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탄소배출권이 바로 그것이다. 탄소배출권 거래는 향후 우리 기업에게도 무한한 이윤창출과 성장동력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에서 온실가스 저감시설을 설치하여 배출을 줄이면 배출권을 판매하여 수익을 거두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인들도 온실가스 배출권의 획득을 위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데 이것이 탄소펀드이다. 펀드를 판매해 조성된 자금으로 온실가스 감축시설에 투자하여 배출권을 획득한 후 이를 판매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이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에 따르면 세계 탄소시장의 규모는 2005년 110억달러에서 2010년 15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야흐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도 증권시장에서의 주식과 같이 배출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선진 각국에서는 이러한 에너지분야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추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도 서둘러 대응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하겠다.
산업체를 비롯한 국민 모두가 보다 기후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와 관련된 신규 사업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병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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