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리포트 / 김경란 독일 주재원
농부는 새로운 에너지 기업인
바이오 가스는 새로운 오일 머니
에너지 리포트 / 김경란 독일 주재원
농부는 새로운 에너지 기업인
바이오 가스는 새로운 오일 머니
  • 한국에너지
  • 승인 200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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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언덕과 푸른 초원이 펼쳐진 독일의 시골풍경. 도시보다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 바로 청정지대이다. 소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는 모습은 매우 평화스럽다. 그런데 이런 모습 뒤에 급격한 변화가 오고 있다. 이제 일부 독일 농부들이 새로운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어 오일 머니를 벌기 시작한 것이다.
수년 전부터 독일에서는 우유, 곡식, 고기 가격이 점점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과잉 생산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젖소를 키우거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부에게 일은 많았지만 수익은 이에 비해서 떨어졌다.
그래서 연방 정부는 농가의 가난을 막기 위해 농부들이 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력에 대해 설비운영을 시작한 후부터 20년 동안 보장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했다. 전력생산 규모에 따라 바이오매스로 생산된 전력의 판매가격은 1kWh당 8.4센트부터 11.5센트이다. 농부들에겐 이 정책이 하나의 자극이었으며 살고 있는 곳을 떠나지 않고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바이오매스 생산전력 판매로 농가수익 창출

그래서 앞을 내다볼 줄 아는 농부들은 외양간을 현대화하기 보다  바이오가스 설비에 투자했다. 농부들은 수확했던 옥수수를 가축 먹이통에 넣지 않고, 메탄설비에 넣어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는 농부들은 곡식을 생산하는 일반 농부들과 마찬가지로 생산하는 품목이 한 가지일 경우 별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옥수수, 풀, 사탕무 등을 심어 적합하게 혼합해 효율성을 높여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제 완전히 에너지 사업가로 탈바꿈한 농부들은 더 이상 젖소를 키우지 않는다. 그래서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 5시에 일어나 우유를 짤 필요가 없다. 그리고 때때로 휴가도 갈 수 있어 과거에 비해 여유도 많아졌다. 

콘라드 졸르너씨는 천직인 농부라는 직업을 유지하면서 바이오 가스 설비를 운영하고 있는데 농지의 50%에는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식물을 재배하고 나머지 50%는 채소를 재배해 두 사업분야에서 톡톡히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함으로써 변동이 많은 곡식생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력을 생산해 정부가 장기간 보장하는 가격에 팔고 있다.
인근에 있는 다른 농부 10명도 졸르너씨  바이오 가스 설비에 식물성 원자재를  공급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농작물이 과잉 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는 농부들이 일부분의 농지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방치해두면 거기에 대한 보상금을 국가가 지불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냥  방치된 토지에 에너지 생산을 위한 식물을 재배할 경우 국가는 더 이상 지원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농부들에겐 에너지 사업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고 지속적으로 자라는 식물성 원자재 생산은 하이테크를 의미하므로 바이오에너지 기술 발전에 한 몫도 하고 있어 국가경제에 이익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중기적으로 볼 때  농산품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것은 바이오설비에 에너지용 식물이 많이 투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부가 농작물을 생산해서 전력을  만드는 에너지 농부나 농산품을 만들어서 식품으로 공급하는 기존 농부는 서로 같이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막강하고 보수적인 독일농부협회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으로 에너지·환경 한 번에 해결

독일 전체에는 약 3500개의 바이오가스 설비가 있으며 총 50억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 바이오가스협회는 올해에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증가한 약 100억kWh의 전력을 생산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생산량은 인구 100만 명의 도시가 일년 동안 필요로 하는 양이다.
바이오 에너지 설비에는 최신기술이 동원되고 있는데 이제 농가에서 컴퓨터, 터치 스크린은 필수품이고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는 농부들은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는 전문인이다. 생산 데이터를 감독하고 결과를 기록해서 수익성을 검토해야한다. 일반 기업인과 일하는 방식이 같다.
이제 바이오가스는 농부들만이 아니라 지자체, 기업 및 자본투자회사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자원으로 인정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전문가들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엄청나고 이제 겨우 시작이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발전기는 전기뿐만 아니라 난방을 위한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무엇보다 농업폐기물과 식품 및 사료 폐기물에서 원료를 얻을 수 있어 환경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바이오가스 발전의 부산물을 자연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나바로사, 세계 최고 ‘바이오에너지 파크 클라제’ 조성

펜쿰은 구동독 지역의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고 폴란드와 국경이 가까운 곳이다. 이곳에  20ha 규모의 바이오에너지 파크 클라제가  한창 건설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바이오가스 발전소가 2007년 가을에  풀 가동될 예정이며, 이미 일부분은 성공적으로  운영중이다.

총 40개의 콘크리트통 (한 콘크리트 통의 직경은 28미터)에 총 6000ha 농지에서 생산되는 연 20만톤의 옥수수 및 곡식, 분뇨를 바이오가스 발전설비에  혼합 투입해  메탄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설비가동에 필요한 원자재는 이미 인근 지역의 농부들과 계약을 맺고 공급되며 더 필요한 경우는 폴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이웃 동네에 살고 있는 폴란드 농부들도 원자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설비에 인공적으로 바람을 주입시켜 12실린더 모터를 돌리고 발전기를 통해서 전기를 생산하게된다.

발전소 운영자인 나바로 주식회사(Nawaro AG)는 올 가을 12개 실린더가 모두 가동해 총 20MW의 전력을 공급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구 동독 지역인 동부 독일지역은 옥수수 생산 지역인데 이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기업전략을 바탕으로 세계의 바이오에너지 생산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나바로사는 펜쿰과 같은 대형 발전소를 여러곳에 설치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회사 공동 창립자 발트하자 쉬람은 글로벌 기업인 소니 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일하던 중 2005년 2월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우리 발전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로 전력, 열, 바이오 거름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생산 후에는 맑은 물만 남는다. 이것이 미래에너지 개념으로, 안전하며 환경친화적이어서 국가경제에도 기여한다” 고 말한다.

폐열 활용과 윤리적 문제

그러나 문제는 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바이오 발전 설비의 폐열 활용방안 마련이 다음 과제다. 이를 위해 깨끗한 바이오가스를 생산, 발전기를 통해서 얻은 전기를 직접 에너지공급원에 입력시키고 있다. 현재 뮌헨 인근에 있는 프리닝 시범 설비는 고압을 통해서 가스를 청결하게 한 후 직접 파이프라인으로 보내서 유연성있게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바이오가스의 청결은 곧 바로 높은 효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바이오 에너지 발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윤리적인 문제다.
식량으로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사람들의 머릿속 장벽이다. 현재 옥수수, 밀, 대두의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어서 기본 식량인 옥수수, 밀, 사탕수수, 대두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면 빈곤국가는 곡식에 대한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워싱턴의 지구 정책 연구소는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농지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에너지가 에너지 자원으로서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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