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수험생처럼 공부해야
장관은 수험생처럼 공부해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01.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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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20일 국회 산자위 업무보고에서 주요업무내용을 빠뜨린 채 보고하다가 의원들로부터 고의적으로 빠뜨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주요 업무라고 지적한 내용은 가스공사의 민영화 추진 내용과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문제 등이 있다.
가스공사의 민영화는 지금 오리무중에 있는 사안처럼 보이고 있으며 처분장 부지 문제는 기간을 연장하여 이 달 말까지로 공모기간이 거의 다된 사안으로 에너지 정책가운데에서 핵심적 사안이다.
가장 핵심적이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업무를 빼놓았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모르고 빠졌다고 하는 것보다는 고의로 뺐다는 것이 사안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보는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도 있다.
가스공사의 민영화와 처분장 부지문제는 현재로서는 사실상 국회에 보고할만한 내용이 없는 것도 사실일지 모른다.
따라서 고의로 뺄 수도 있다는 점을 십분 이해가 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기서 고의로 주요 업무보고를 뺐느냐 모르고 빠졌느냐를 구태여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장관은 어떻게 일을 해야 할 것인가를 말하고자 한다.
특히 산업자원부 장관의 자리는 국민의 정부들어서 평균적으로 임기가 1년도 채 못되고 있다.
이처럼 짧은 기간은 업무파악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간이 아닌가. 하물며 장관이 무슨 큰 업적을 남기리라고는 아예 기대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현실을 이유 삼아 장관으로서 자리만 지키다가 떠나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짧은 재직기간, 잦은 자리교체 일수록 업무에 더욱 충실해야만 한 부처의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제대로 추진될 수 있다.
때문에 장관은 재임기간 동안 수험생 못지 않게 공부해야 한다. 비단 산자부 장관을 두고서가 아니라 과연 우리의 장관들은 얼마나 공부하고 있을까.
장관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치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지 않는 사람이 없다. 장관 개인으로서는 정말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것조차 모르고 지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정작 장관의 결재를 받으려면 속된 말로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이유는 장관이 자리에 없기 때문이다.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국회에 나가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당연하나 그 이외에도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될 이 행사 저 행사에 참여하느라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는 시간보다 바깥에 나가 일을 보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 피해는 말단 사무관까지 영향을 끼친다. 어느 행사이건 한마디의 축사를 하더라도 사무관의 손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장관의 자리가 상당부분 표현이 좀 어색하지만 얼굴마담 노릇을 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세간에는 외국의 장관은 장관을 하고 나면 몸무게가 줄어드는데 우리나라 장관은 신수가 훤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일을 하기 위해 수험생처럼 주야를 업무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얼굴마담을 하기 위해 풍채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회자되는 말인 것이다.
일국의 장관자리는 국가의 기둥이다. 그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재삼 논하지 않더라도 인식 못할 사람은 없다.
장관은 공부를 해야한다. 새벽 6시에 집을 나서서 자정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수험생처럼 말이다.
얼굴마담 노릇이나 하고 다니다가 아래에서 올라오는 자료만 갖고 가서 대충 설명이나 하고 만대서야 어디서 국가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산업자원부 장관은 어느 부처 장관 못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는 장관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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