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리포트 / 김경란 독일 주재원
기후변화 “위기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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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이자 기회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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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는 기술혁신의 원동력
절약·신재생, 유럽의 주가는 뛰고 있다

▲ 20~30년전 부터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한 독일에 세계투자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은 독일의 그린빌리지 조성마을)
정부간 기후변화 조사위원회(IP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지난달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대기 온난화 경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 135개국에서 2500여 명의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해 장기간에 걸친 연구와 광범위한 관련 자료를 최종 종합한 첫 공식보고서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파리에서 개막된 정부간 고위 환경 전문가 회의에서 지구의 온난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녹색혁명과 친환경적인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징적으로 파리의 명물 에펠탑의 야간 조명등을 약 5분 정도 끄는 행사를 통해 이 보고서에서 경고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경이 되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현재보다 6.4℃ 높아지고 이로 인하여 가뭄, 홍수, 폭염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해수면이 59cm 상승하여 태평양의 섬뿐만 아니라 중국의 상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도시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홍수로 34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하자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벌써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 기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사람들은 에너지원이 언젠가 고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일 1천만톤의 석유, 1천2백만 톤의 석탄, 7백50만㎥의 가스를 소비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생활은 곧 엄청난 에너지 소비 생활이다.



자동차업계 CO₂배출량 2012년 1㎞당 130g ‘목표’

유럽연합은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50년에는 65% 이상 증가하며    오일 가격도 배럴당 110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세계 인구가 65억에서 2030년에는 82억으로 늘어나 에너지 소비량이 53%가 증가할 것이라는 OECD의 계산을 근거로 한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8억대의 자동차가 뿜는 매연,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 농업용 토지를 위해 열대 숲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다. 현재 독일인 자동차 운전자 한 명당 휘발유의 연간 소비량은 1000리터이지만 연비 3 리터의 소형 자동차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에 대한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변하지 않고 기후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자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한 20% 감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유럽 자동차 업계가 2008년까지 자체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로 한 자율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목표량을 강제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안했다. 오는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주행 1㎞당 평균 130g으로 낮추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유럽 자동차 프리미엄 클래스의 경우 포르쉐 Cayenne Turbo가 1㎞ 주행시 358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연비는 100㎞ 당 14.9ℓ를 소비하고 있다. 벤츠승용차 S-클래스 600의 경우 340그램 이산화탄소 배출에 100㎞당 14.3ℓ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BMW사는 주행 1㎞당 140그램 이산화탄소 배출을 달성하기 위해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이는 결국 차 한 대당 3500 유로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연비를 줄이기 위해서 앞으로 수십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고트샤트 독일 자동차협회 회장은 밝히고 있다.


독일 신재생에너지, 수출·주가↑

유럽 에너지 정책에서 오일과 가스의 화석에너지 및 원자력 에너지를 주장하는 ‘하드라이너’와 녹색에너지를 주장하는 ‘소프트라이너’가 있다. 러시아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수준의 오일량을 생산하고 있는데다가 세계 최대의 가스를 보유하고 있어서 신재생에너지에는 관심이 없는 하드라이너이다. 이와 달리 스웨덴은 인구밀도가 낮고 숲이 많아 목재를 이용한 에너지를 사용하여 2020년부터는 전혀 오일이 필요 없는 소프트라이너 국가가 된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기존의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병용하는 혼합 에너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세계 풍력발전 터빈 시장의 20%는 독일에서 점유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발전기 설비에서 성공한 풍력발전기회사 레파우어사는 세계 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해서 줄을 서고 있다. 이중에서 프랑스의 원자력발전 회사 아레바와 인도의 슈즈론사가 막바지에서 투자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프랑스의 아레바는 이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원자력발전회사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진출하면서 추가로 녹색 이미지가 창출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인도의 슈즈론사의 경우 레파우어에 투자함으로써 선진 기술과 선진 시장으로의 진출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고려하고 있다. 20년을 미리 내다보고 풍력과 태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했던 덕분에 독일의 신재생에너지는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기후변화해법, 에너지효율·신재생사용·화석연료절감

유럽의 에너지 정책은 이제 전환점에 서 있다. 대규모 화력발전소는 30년부터 60년까지의 가동기간을 근거로 설계한 후 건설된다. 에너지 공급자는 발전소 가동 기간을 계산하여 수익성을 검토한다. 현재 독일은 대형 화력발전소 에너지 구조에서 효율적이고 비중앙적인 장기 공급체계로 바뀌고 있다.

한편 비효율적인 에너지 기술로 인하여 많은 에너지가 날마다 사용되지 못한 채 밖으로 버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에너지 효율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경제적인 에너지 문제 해결이다”라고 부퍼탈 기후 환경 에너지연구소 헤니케 소장은 말하면서 “기후 변화는 한편으론 기회이자 도전이다. 에너지는 기술혁신의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3분의 1은 절약, 3분의 1은 신재생에너지, 3분의 1은 화석에너지가 헤니케 소장의 에너지 방정식이다.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 100% 에서 실제 사용량은 33% 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공기나 물에 버려진다. 에너지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에 누수가 있거나 단열장치 부족 등이 그 원인이다. 1ℓ 오일, 1㎥가스, 1kW 전력을 적게 쓸 경우 비용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는 물론 에너지 공급의 안정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에너지 절약플랜과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효율성 캠페인을 벌여 EU 각 국가들은 매년 최소한 1% 적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독일의 경우 에너지절약 관련 시장이 매년 15%∼20% 성장하고 있고 에너지 절약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단열재는 10% 가격상승은 물론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독일은 오는 2009년까지 건물의 에너지 절약 리모델링 지원금으로 56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 아파트당 5만유로까지 저이자 지원금과 8750유로까지 무상지원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특히 지역의 중소 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건물에 에너지 절약비용으로 10억 유로를 투자할 경우 2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독일 환경부는 효율적인 에너지기술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4000억 유로가 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상승을 통하여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과 이를 지원하는 탄탄한 재정을 기반으로 한 독일의 에너지 절약 분야 시장은 계속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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