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경쟁이 없는 발전회사
<에너지수첩> 경쟁이 없는 발전회사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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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6개 발전자회사가 출범함으로써 본격적인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시작됐다.
경쟁과 효율이라는 새로운 전력산업의 체계가 갖춰질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경쟁과 효율의 시스템이 갖춰지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발전회사 간의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제 발전부문은 과거 한전의 한 부분이 아니라 6개 회사가 각기 자신의 수익창출을 위해 새로운 정책과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회사에서 이런 경쟁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물론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 조직과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발전회사 직원들에게서 경쟁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조직과 시스템의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경쟁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발전회사의 한 간부는 “솔직히 어느 회사 보다 앞서지도 않고 뒤쳐지지도 않는 중간정도가 가장 좋지 않으냐”고 말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튀지 않겠다는 얘기다.
타 회사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중간은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눈치보기 경쟁만이 있다.
발전회사 직원들은 몇달 전 만해도 한전의 직원들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한전에 근무하면서 경쟁이라는 것은 해보지도 않았고 인식하지도 못했다. 경쟁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고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절박하지 않은 것이다. 상황변화는 알고는 있지만 절실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발전회사는 민영화의 길을 걷게 돼 있다. 시간이 어느정도 걸릴지는 모르나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에 틀림없다.
민영화는 경쟁을 의미한다. 지금부터 경쟁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향후 경쟁상황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발전회사가 하루라도 빨리 경쟁연습에 나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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