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소개> 전력시장 자유화와 원자력발전의 경쟁력
<논문소개> 전력시장 자유화와 원자력발전의 경쟁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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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력시장의 자유화와 재무적 영향
일반적으로 전력시장의 자유화는 자본가격의 상승을 가져오는 것으로 인식되는데, 이는 경쟁시장에서 발전사업자가 맞이하는 새로운 시장위험 때문이다.
독점체제에서는 잘못된 미래 예측이나 전망에 근거한 투자를 포함한 경영상의 오류마저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이 되어 전가될 수 있다. 반면에 경쟁시장에서는 사업 전반에 많은 위험을 일차적으로 지는 것은 전력회사의 투자자로서 위험의 회피나 분산을 얼마나 비용 효과적으로 하는가를 포함한 전반적 사업운영에 있어서의 상대적 효율성에 따라 시장으로써의 보상의 크기가 차별적으로 결정되게 된다.
새로운 발전설비에 대한 자본비용은 해당 발전설비가 갖는 위험을 반영하여 차별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자본비용의 변화는 투자를 통하여 전력산업내의 광범위한 자본배분의 조정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구조개편이 되면 단기적으로는 재무 안정성의 저하와 자본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전력가격의 상승효과가 여타의 효율성 향상 효과를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쟁의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클 것이 분명하다.
경쟁적 전력시장에서의 수익성 변동의 증가, 즉 위험도 증가에 비례하여 투입자본에 대한 기대수익률(적정투자보수율)이 상승함으로써 발전시장 전체의 장기적 수익성은 비경쟁 독점체제의 경우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원전에 대한 전력시장 자유화의 영향
기존 원전에 대한 시장자유화의 영향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NEA(Nuclear Energy Agency, 1998)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 경쟁의 심화 내지 미래 경쟁에 대한 기대가 인력감축, 생산성 향상, 이용률 증대 등을 통해 원가절감을 가져와서 결국 원자력발전의 전반적인 운영성과를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자유화와 더불어 자유화가 원자력안전과 타협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원자력안전규제기관이 원전사업자에 대한 행정적 규제를 보다 엄격히 하고 감시를 강화할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 경우 원자력의 경쟁력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원전의 안전과 규제수준, 그리고 효율적·경제적 성과는 서로 상충되지 않고, 사실상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가동 중단될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안전은 시장구조의 형태와 상관없이 중요하다.
경쟁시장에서의 자본비용의 상승은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연장 및 성능향상에 대한 유인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사업의 위험을 소비자에게 쉽게 전가시키던 기존의 독점체제에 비해 앞으로는 보다 철저한 경제성 분석에 근거하여 수명연장 및 출력증강을 신규투자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규원전에 대한 전력시장 자유화의 영향
원자력의 원료비용은 화석연료발전에 비해 크게 낮아 발전원가가 연료가격의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원자력의 설비투자가 상각되면 될수록 원자력의 장점은 낮은 원료비로 임해 보다 부각될 것이다.
연료비가 저렴한 원자력발전소는 대규모 전력회사의 경우 적정공급설비 포트폴리오 구성상의 필수전원으로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단일의 전문발전회사체제를 유지할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러한 방향에서의 원전투자 논의는 사실상 어렵다.
신규원전의 경쟁력은 본질적으로 전체 원전 비용의 약 50∼60%를 구성하는 자본비용에 달려 있다. 차세대 원전개발의 목적이 원자력의 경쟁력 향상에 있기 때문에 설계단순화와 (수동형 안전체계 등의) 신기술을 통해서도 상당한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자본비용의 감축이 관건으로, 여기서 기술개발, 인허가 과정의 원활화, 규제 및 정책 환경의 안정성 유지가 중요하다. 그밖에 기후변화 과제에 대한 인식의 확산은 원자력의 개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원자력산업계가 꼭 해야할 것은 경쟁시장에서 경제적 존립기반을 갖추고 운영될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원자력에 대한 일반의 우려, 특히 폐기물처리, 그리고 발전소의 안정성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믿음을 주는 작업과 필히 결합되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원전의 운영이 경제적 측면에서 큰 어려움이 없음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이것이 실패하면 더 이상 원전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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