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산 신기술과 지구의 역사
수소 생산 신기술과 지구의 역사
  • 한국에너지
  • 승인 2006.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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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종 원
수소에너지사업단장
금년 7월에 들어서면서 원유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현재의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 뿐 만 아니라 작년과 같은 허리케인 등 기상문제, 이 밖의 각종 요인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설득력을 가지고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석유를 대체할 단기적 대안으로 석탄이 다시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의 고유가 상황에서는 석탄가격이 동일 열량기준으로 하여 원유의 1/5 수준에 불과하고 자원량도 비교적 풍부하다는 점, 역사적으로 가스화나 액화 등 이미 상용화된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탄도 화석연료이므로 궁극적으로 고갈이 될 수밖에 없고, 원유와 같이 수입에 의존하는 한 외적 요인에 의한 가격상승과 공급불안 우려가 상존할 수밖에 없어 궁극적인 신에너지기술 개발은 지속되어야 한다.
물론 최근까지도 상대적으로 값싼 석유에 안주한 탓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 개발과 투자가 정체되어 있다.

때문에 석유를 대체할 만한 기술은 현실적으로 경제성면에서 매우 뒤져 있어 정책과 환경 측면의 고려 없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여느 기술이나 마찬가지로 원유가가 오르면 관심을 가지다가 가격이 내리면 잊어버리는 일의 반복으로는 획기적인 기술혁신을 기대하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체제’ 추구는 전반적으로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집중적으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많은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수소와 연료전지 분야의 기술개발과 보급에 대한 공공부문 투자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억 달러에 이르며, 에너지시장 진입에 필요한 투자비용과 비교할 때는 적겠지만, 전체 에너지기술 개발과 보급에 대한 공공투자액 연간 80억 달러 수준에 비교한다면 매우 큰 것이다.
수소경제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기술 분야의 한 축이 수소 생산기술이다.
현재 연간 산업용으로서 약 4천만 톤 생산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현재 수준의 필요에너지를 수소로만 공급한다면 지금보다 약 백배의 수소가 필요하다.

이미 수소원으로써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95%에 달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마땅한 방안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미래에 상용화될 잠재력이 있는 기술과 가까운 시기에 시장진입 가능성이 큰 기술을 가려내어 기술개발과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사실 궁극적으로 선택되어야 할 신기술은 상용화와는 아직은 거리가 멀다.
이러한 부류로는 생물학적 수소생산 기술, 광화학적 수소생산기술, 금속산화물과 같은 매체를 이용한 열화학적 수소생산 기술 등 자연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인데, 오늘날과 같은 대기 조성을 갖는 지구가 되기까지의 이러한 과정들이 이미 큰 기여를 해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46억년 전 초기 지구의 대기는 금성이나 화성의 대기와 비슷하게, 이산화탄소가 주로 많고 산소는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도 화산 폭발에 의해 나오는 가스는 80%가 수분, 10%가 이산화탄소, 6%가 황화수소이며 일부 질소, 일산화탄소, 헬륨, 암모니아 등이 미량 들어 있다.
지구의 온도가 냉각됨에 따라 대기 중 수분은 냉각되어 바다를 만들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가 물에 녹아 들어갔다.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에 의해 수분이 적게나마 분해되어 산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고, 대략 35~38억년 전쯤에 남조류(blue green algae)가 광합성 능력을 갖게 되었을 것으로 보며, 유기물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산소를 방출하게 되었다.
이후 20억년이 지나서 생성된 산소가 바닷물 중에 녹아있는 황화물이나 철과 반응하여 계속 소모되기는 했지만, 오늘날 대기의 1% 수준까지 산소의 양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질층 중에 붉은색의 퇴적암층인 적색층(Red Beds)은 산화철로 이루어져 있으며, 철과 물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발생시키고 퇴적된 것이다.

산소의 발생이 지질학적인 소비 과정보다 빨라지게 되자, 점차 산소가 대기 중 축적되게 되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자외선에 의한 분해로 오존층을 만들게 되고, 이와 같은 자외선 차단 층이 형성되면서 광합성도 활발해져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다시 20억년이 지난 시점에서 산소가 많은 대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유기체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것이 지층에서 볼 수 있는 지구의 진화 역사인 것이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대기는 3.5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수십억 년에 걸쳐 이루어진 것이며,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효율을 높이거나 가속화 또는 변형하는 과정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궁극적 물 분해 수소제조 기술인 것이다.

지구생성 초기 지구상에서 일어난 변화와 자연의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이해하고 바이오기술, 나노기술을 응용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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