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기공 경영진 출발부터 ‘삐걱’
가스기공 경영진 출발부터 ‘삐걱’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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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가스기술공업의 새로운 경영진 출발이 시작부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말 발생한 금융사고 후 3개월만에 5대 사장이었던 권영진 사장과 김진복 감사가 지난달 31일부터 해임되면서 새로운 사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노조측의 강한 반발로 노·사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
가스기공 새로운 경영진은 신임 사장에 광주 전남 중소기업청을 지낸 임병군씨가 선임됐고 감사에는 한병학 전 가스공사 관로건설사업단장, 관리이사에는 마삼렬 전 기술이사, 기술이사에는 임정재 전 서울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문제는 지난달 30일 열리기로 했던 임시주총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다음날 10시 2차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마삼렬 관리이사를 사장직무 대행으로 선임했다가 바로 10분만에 산업자원부의 지시로 임병군 광주 전남중소기업청장을 6대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임 신임 사장은 사표를 내지 않은 상태였고 공무원 신분으로 이중 취업을 할 수 없어 당장 가스기공 사장 취임은 어렵게 됐다.
임 사장에게 취임승낙서를 받으로 1일날 가스공사 직원이 직접 찾아 갔으나 임 사장은 가스기공이 어떤 회사인지 모르니까 2일날 김명규 가스공사 사장을 방문하고 나서 결정하겠다며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사장은 1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스기공 사장으로 취임하려면 중앙인사위원회가 열리고 난 후 이달 23일 경에 이뤄질 것으로 그동안은 마삼렬 관직무대행이 맡게 됐다.
2일 취임식을 가진 신임 한병학 감사(전 가스공사 관로건설사업단장)와 임정재 기술이사(전 가스공사 서울지사장)는 취임식 과정에서 노조측의 퇴물경영진 사퇴 요구로 취임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노조측의 집무실 점거로 업무를 보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가스기공의 임원진 인사에 대해 노조측은 “퇴물 경영진이 경영을 맡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며 강력 투쟁을 선언했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임 임 사장은 지난달 31일 아침에 산업자원부 오영교 전 차관으로부터 전화로 가스기공 사장을 맡아달라는 통보를 받았고 이미 이전에 신국환 전 장관이 임 사장을 내정해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신 전 장관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고 결국 이날 2차 임총에서 마삼렬 관리이사를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가 10분만에 번복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가스기공 노조는 새로운 경영진이 총 사퇴할 때까지 출근 저지를 통해 강력한 투쟁행동을 불사하겠다고 나옴으로써 당분간 내부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 회사인 가스공사측은 그러나 이번 인사 조치는 지난해말 금융사고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장 선임에 따른 행정적 차원의 문제가 있었던 것 뿐이고 나머지 경영진의 전문성은 앞으로 회사운영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못 박았다.

<남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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