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미국대통령이 될 뻔했던 알 고어
거의 미국대통령이 될 뻔했던 알 고어
  • 한국에너지
  • 승인 2006.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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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은  영 시납스 인터내셔널 대표


미국의 첨단산업을 이끌어 가는 신기술과 디자인에 대한컨퍼런스에 초대된 한 연사가 실패의 원인으로 어떤 것들이 있느냐고 청중들에게 물었다. 자금 부족, 시간의부족등 쉽게 예상할수 있는 대답이 청중들에게서 나왔다. 그런데 청중 속의 한 사람이 ‘대법원’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엉뚱한 대답에 모두 그 사람을 돌아 보았다. 그는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었다. 미국민의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고도 대법원이 공화당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미대통령 선거에 실패했던 그를 아는지라 청중과 연사는 한참동안 폭소를 터트렸다.

거의 인터넷의 창시자, 거의 미국대통령이 될 뻔했던 알 고어가 정계를 떠나 지금 새로운 유세를 벌이고 있다. 바로 ‘기후 위기’에 관한 유세이다. 유세활동으로 지난해 12월 북극 빙하의 해빙, 브라질의 가뭄, 바다의 산성화 등의 지구 온난화에 관한 각종 중요한 자료들이 가득한 프레젠테이션을 스탠포드대학 메모리얼 홀에서 약 5000명의 실리콘밸리의 영재들이 모인 가운데 했다. 그는 청중들에게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정치적인 힘을 모읍시다.’라며 프레젠테이션을 끝냈다. 청중들 속에는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 구글의 창시자 래리페이지와 에릭슈미드, 인터넷 대부 빈 서프, 아후의 제리 양등의 실리콘 밸리의 엘리트들과 예술가, 박애주의자, 자본가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연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불편한 진실(An Incon- venient Truth)’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5월 26일부터 미전역에 일제히 상영되었다. 영화는 그가 전 세계로 다니며 이러한 종류의 프레젠테이션을 1000번 이상 발표한 그의 캠페인 여행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같은 제목의 책도 이달 초에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알 고어는 70년대 후반 의원시절부터 시작한 지구온난화현상에 대한 그의 열정을 다시 태우고 있다. 2001년 구글의 자문위원의 일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애플컴퓨터 이사의 일원이 되었고, 그 이듬해 자본가들과 컨소시엄으로 커런 TV 뉴스 네트워크를 인수했다. 그리고 전 골드만 삭스에서 일했던 데이비드블러드와 합세하여 투자은행을 설립했다. 이 투자은행은 지속가능한 환경보호를 위한 사업에만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알 고어는 ‘WIRED’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환경문제와 사회적 가치를전통적인 투자원리에 적용한다는 것은 현재 월스트리트에서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후에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가 환경문제를대하는 태도는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나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전의 방법들과는 사뭇 다르다. 연설가로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자고 첨단 기술사업가들을 설득하고, 금융 사업가로서 회사의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융자를 해주고 돈을 벌게 해준다.

그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직업인 미국대통령의 꿈을 버리고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비망록을 쓰기는 엄두도 못낼 만큼 바쁘다고 한다.미국 국방부의 군사용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는시스템을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일반화하자는 부통령 시절의 제안으로 인터넷의 효시를 열었던 그의 관심이 이제 지구온난화 문제로 향하고 있다. 이 새로운 열정이 인터넷처럼 폭발적이어서 국가와 국가, 개인과 개인이 기후위기에 대하여 의논하고, 화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인간의 문명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 지길 바라마지 않는다.

그는 이 일이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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