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L(석탄액화기술) 한국 기다려주지 않는다
CTL(석탄액화기술) 한국 기다려주지 않는다
  • 김경환 편집국장
  • 승인 2006.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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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급부족 가시화후 기술개발·도입으론 적기놓쳐
유가 더 상승하면 기술 도입 어려워
상용기술보유국에 상담 요청 줄이어

석탄합성석유·고효율전기 동시생산 사업


석탄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석탄액화기술(CTL)은 한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최근 산자부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석탄합성석유·고효율전기 동시생산 사업을 포기하고 석탄화력발전기술 개발, 상용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설계능력을 갖추는 쪽으로 R&D정책을 수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유업계와 포스코 등 대규모 에너지다소비산업체에서는 석탄에너지의 미래 상용화를 외면한 정책결정이라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석탄을 전환해 가솔린, 디젤 등으로 생산하는 사업은 필연적으로 수요를 발생시킨다. 국내산업계는 다만 시기만이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최근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여 석탄을 가스화해서 합성석유 및 전기를 생산하는 복합상용공장 방안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계는 오는 2015년이후 석탄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또 이런 점에서 석탄을 미래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는 복합공장 방안가운데 산자부가 복합공장의 효율성을 외면하고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만을 선택한 것은 에너지산업의 플랜트산업화라는 국가성장동력화 정책에서 벗어나는 정책판단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산업계는 복합공장이 향후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수요 급증시 기술을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국가에너지 안보확보차원에서 석유공급 부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석유를 비축하는 효과를 갖는 석탄액화와 전기 생산 복합공장 관련 기술을 국가주도로 민간이 참여하여 미리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석탄에너지전환 전문가들은 “석탄액화와 전기생산 복합공장 관련 기술을 민간에 맡긴다면 석유공급부족이 가시화된 후에야 기술개발이나 도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적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계는 유가가 더 상승하면 기술 도입도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솔사 등 현재 상용기술 보유사에 세계 여러나라에서 상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산자부가 복합공장 상용화를 위한 기술 국산화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사솔사에 기술도입검토용역을 의뢰했다. 하지만 각국의 상담요청이 줄을 이어 한국은 100번째 순을 기다려야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황

석탄액화기술은 국내에서 석유대체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정유업계는 석탄액화기술은 유가가 배럴당 35달러수준(두바이유 기준)이면 경제성을 갖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향후 석탄발전은 석탄을 가스화해 터빈으로 발전하는 IGCC (석탄가스화복합발전)가 주력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IGCC는 기존 발전방식에 비해 친환경적이며 고효율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석탄액화와 IGCC가 복합된 공장은 전세계적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산업계 입장

산업계는 석탄가스화를 기반으로 석탄액화와 복합발전을 연계하는 복합공장기술을 국산화하겠다는 것이다. 국산기술을 확보하여 성장동력산업화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복합공장에서는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복합공장에서 석유를 뽑아낼 경우 합성석유의 단가가 배럴당 30달러로 낮아져 유가가 더 올라 수급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유가에 따른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합공장에 대한 시도는 전세계적으로 아직 없다. 유가가 올라서 합성석유생산 및 복합공장의 수요가 급증, 미국, 중국, 필리핀, 인도, 뉴질랜드, 호주 등 세계 주요국에서 상용플랜트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개발현황

미 국방부는 석탄에서 액화석유를 추출, 군수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이 같은 계획은 석유를 무기로 활용하려는 중동국가들의 정치적 압력이나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으로 중동산 석유수입이 끊길 수 있고,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나 테러에 의해 미국내 정유시설이 파괴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동의 석유매장량은 6850억배럴로, 미국의 석유 매장량 220억배럴에 비해 30배 이상 많다. 그러나 국방부는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미국에서 석탄을 액화석유로 전환하는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9640억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석탄에서 석유를 추출할 경우 파운드당 발산되는 에너지가 원유보다 많아 더 깨끗한 연료를 생산할 수 있고, 운송비를 줄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는 주장이다.


▲액화석유 상용화비용

석탄에서 액화석유를 추출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최고 50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무엇보다도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국제유가가 급락하거나 정부지원금이 고갈될 경우 또 환경규제가 강화될 경우 이 같은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국내기술의 수준이 미약하여 국산 상용 공장의 건설에 많은 시간 및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자부가 검토한 복합공장 관련 기술 조기 국산화를 위한 추정 사업비 및 정부지원 필요액은 1, 2단계(7년)의 총 사업비는 1조 8430억원으로 추정됐다. 실증 사업 1조 6000억원, 연구개발 2430억원 규모이다.
산업계는 추정 사업비와 관련, 1, 2단계 사업비의 절반인 9000억원 규모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정부지원금은 민간기업이 신사업 참여시 리스크를 줄여주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산자부에 전달했다. 정부지원 명분으로는 석유비축기지 건설 효과가 있는 사업에 사용되므로 공공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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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가스화 복합발전 사업

하루 합성석유 2만배럴·450MW 전기 생산
10년 3단계 추진…총사업비 1조6천억 소요

정부가 검토했던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사업안은 실증용 상용시설의 도입과 기술개발을 병행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기술개발진이 실증사업에 참여, 국산화 방향 설정이 명확해져 기술개발 과정이 단축되고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업안에 따르면 발전사, 에너지회사 등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고 이들 기업의 투자 위험 분산을 위해 정부가 사업비 일부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실증시설과 국산 합성석유·전기 복합공장건설이 3단계로 나눠져 모두 10년동안 추진된다.
실증용 복합공장은 석탄을 하루 1만톤 사용하여 합성석유 2만배럴과 450MW의 전기를 생산하는 규모이다. 이를 통해 국가 석유 수요의 1%를 충족할 수 있다.
사업안은 1단계 5년동안 복합공장을 건설하고 2단계 2년동안 운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는 모두 1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국산 복합공장개발은 실증시설과 연계되어 3단계로 진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1단계(5년) 및 2단계(2년)에서 200톤/일 규모의 파일럿 공정의 국산화 및 발전까지 연계되는 국산 통합공정 개발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10~20MW 전기 및 하루 100~400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한다.
3단계(3년)에서 하루 2500톤 규모의 상용급 가스화기를 개발하여 300MW의 전기 또는 하루 6000배럴 규모의 상용급 복합공장을 국산기술로 개발토록 하고 있다.
산자부는 이러한 복합공정사업을 통해 원유가 55달러/배럴 기준으로 국내수요의 30%인 연간 2억1000만 배럴을 40달러/배럴의 가격으로 석탄 합성석유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연간 3조1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30년 전 세계 석유 수요의 15%를 석탄액화유에 의해 공급이 가능, 세계 시장의 일부를 국산플랜트 수출로 충족시켜 국가에너지산업의 성장동력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0MW 석탄 IGCC

한전, 실증연구사업 추진…6천억 소요
2006~2014년… 차세대 석탄발전기술

차세대 친환경 석탄화력발전기술 개발이 본격화됐다.
산업자원부는 기후변화협약 발효와 국제적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가스화복합발전(IGCC, 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상용기술 확보를 위한 300MW급 석탄 IGCC 실증연구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차세대 무공해 발전소 개발사업인 ‘Future Gen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석탄 IGCC 실증연구사업은 2006~2014년(총 9년)간 상용급(300MW) IGCC 설계기술 확보 후 실증플랜트를 제작·건설·시운전을 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IGCC 상용기술의 체계화·종합화를 통해 2010년 이후 설비 노후에 따라 폐기되는 국내 석탄화력 발전소를 국내기술 IGCC로 대체하는 것은 물론 해외 플랜트 수출 역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자부는 향후 확보될 IGCC 상용기술을 기반으로 ‘한국형 Future Gen 개발(2015년 이후)’에 필요한 미래 발전기술 확보를 위해 한전과 두산중공업 등 관련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의 ‘Future Gen 프로젝트’에 참여할 방침이다.

산자부는 IGCC 실용화 추진계획(안)과 미국 Future Gen 프로젝트 참여계획을 제14차 과기부·민간 재원 분담방안을 협의 후 8월에 사업공고를 거쳐 9월에 사업을 착수할 예정이다.
Future Gen 프로젝트 참여는 이달 말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미국 측에 참여의사를 통보하고 4월에 관련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한·미 에너지 실무협의회(4월 24~25일)에서 분담금 납부 등 세부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다.

미국 Future Gen 프로젝트는 석탄으로부터 수소와 전기를 생산하고 발생하는 CO₂를 영구 분리·저장하는 무공해 발전소(제 2세대 IGCC)인 Future Gen 상용화를 위해 2004~2015년간 총 9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75MW급 실증 플랜트를 설계·건설·운전하는 사업이다.
석탄 IGCC란 기존 석탄 화력발전 방식에 비해 발전효율이 우수하고 환경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소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위한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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