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태수 한전원자력환경기술원 원장
인터뷰/ 한태수 한전원자력환경기술원 원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3.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인이 앞장서야만 해결할 수 있다

 - 방사성 폐기물 부지 유치공모가 지난 2월 마감되었으나 유치신청이 없는 것으로 확인, 발표되었습니다.
 민주적 절차에 의한 부지 선정방법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전라남도 영광, 전북, 고창, 강원도 양양 등에서 1만명에서 1만5천명 정도 주민들이 유치서명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주민들이 처분장 유치의사를 표명하였으나 유치 방법론상 지방자치단체장이 유치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지자체 단체장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어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결국 열쇠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쥐고 있는 것입니까.
 ▲ 자치 단체장이 의회의 동의를 얻어 신청서를 내주어야 합니다. 의회, 자치단체장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정치인들도 이 문제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들리고 있습니다.
 ▲ 말씀드리기가 좀 난처합니다만 결국 정치인들이 앞장서지 않고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정치인들의 일부개입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기본적으로 지자체 기관장이 정치인으로서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 생명을 거는 일을 쉽게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전 인근지역에서 유치의사가 높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원전주변지역 주민들이 원전에 대해 제대로 실상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전이외의 지역주민들은 처분장이 마치 폭탄처럼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비해 원전주변지역 주민들은 원전은 달리는 자동차이고 처분장은 정지된 자동차라는 말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옛말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으나 요즘 등잔 밑이 밝은 것 같아요.
 - 유치공모 홍보는 어떻게 했습니까.
 ▲ 지난 한해 동안 처분장 모형도를 기술원에 설치하여 약 2천명의 관계 인사들이 와서 보도록 했으며 방송, 언론매체 등을 통해 참으로 많은 홍보노력을 했습니다.
 - 유치공모는 처분장 부지를 마찰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이 방안이 성과를 거둘 수 있겠는지, 또 외국에서 유치공모를 한 사례가 있는지.
 ▲ 정부에서 공모기간을 6월까지 연장했으니 좀더 지켜보도록 합시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부지 유치공모를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얼마전 일본의 처분장이 있는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촌장이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일본은 로카쇼무라 촌장이 유치를 결심하고 주민들을 설득하였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상당한 지원비를 직접 교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인데 일본은 그렇지 않고 단지 세수확대에 조금 기여할 뿐입니다. 우리와는 인식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유치공모를 하면서 현장에서 느끼신 바가 있다면.
 ▲ 원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어요. 양양에서 일부 반대시위가 있었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마찰 없이 홍보가 가능했어요.
과거에 한 예를 들면 원전에 찬성하는 사람의 이름을 돼지에 써서 온 시가지에 끌고 다녔습니다. 원전에 관해 말도 함부로 할 수 없었지요.
 - 국민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면.
 ▲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에너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분위기입니다.
예를 들면 불란서는 유럽에서 지도적 국가의 위치를 견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자립이 필수적이라는 국민적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원전이 70%에 이르고 있으면서도 전혀 정부의 지원 없이 처분장을 두 곳이나 갖고 있습니다.
국가의 생존, 경쟁력에 있어 에너지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처분장 확보 가능성은.
 ▲ 87년 이후 사업자 지정방식을 채택하다 방법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국민들의 인식이 제대로 정립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몇몇 자치단체장들이 마음적으로는 수긍하고 있는 것 같아요. 표현을 하지 않을 따름이지. 기대를 갖고 해보겠습니다.

<대담 남부섭편집국장/ 정리 서민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