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 에관공 서울지사 지사장
이원갑 에관공 서울지사 지사장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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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는 에너지문화”

연초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급등 상황과 국내경기의 빨간불로 인해 서민들은 한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허리도 펴기전에 어느듯 11월로 접어 들었다.
9월초를 정점으로 급등사태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는 본격적인 동절기를 앞두고 난방유의 공급 여유분에 따른 올 겨울철 가격변동 추이에 대해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여 들여오는 두바이유의 지난해 평균 도입단가는 33.64달러이던 것이 중국, 인도 등의 거대 개발도상국의 고도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급증과 허리케인, 지진과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 등의 불안한 수급상황으로 인해 고유가 상황은 꺾일줄 모른 채 아직까지도 5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어, 올 겨울 난방 비용을 덜 수 있는 생활속의 절약지혜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요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자원빈국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더불어 생활문화도 큰 변화를 불러와 아궁이에 불을 때든 온돌문화에서 천연가스나 지역난방을 통한 보일러문화로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겨울 한파를 달래기 위해 즐겨 입었던 빨간 내복에 대한 추억을 역사의 장으로 간직한 채 가벼운 옷 차림으로 겨울을 살고 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시점에 무슨 케케묵은 소리냐고 할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주거문화는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단열 주택에서 연탄 한 장으로 두터운 솜이불을 덥은채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달래가며 겨울을 나던 어려웠던 때이지만 그때 그시절은 차라리 온정이 통하던 정서만은 푸짐한 때였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바뀌어 버린 우리의 겨울철 주거 문화는 ‘짧은 반팔의 간편 차림으로 대용량의 가전제품으로 과도한 난방을 하면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한번쯤 돌이켜 보게 한다.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선진국들조차도 검소한 난방문화가 생활화되어 있으며 미국은 18.3℃, 영국·프랑스는 19℃, 일본은 20℃ 이하로 낮추어 겨울철 실내온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시민단체에서 측정한 공공장소의 겨울철 평균 실내온도가 22.4℃로 나타난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우리들의 난방문화에 대해 반성과 함께 우리의 에너지 소비문화를 건전하게 정착시키고자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금년도 겨울철에는 과도하게 난방온도를 높이기 보다는 적정실내 온도인 20℃∼18℃를 준수하고 내복을 입고 실내온도를 3℃ 낮추는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하기로 하고 지난 10월25일에는 전국적으로 실천결의 대회를 가졌다.

이는 전국민이 이 운동에 동참할 경우 전체 난방에너지 사용량의 20%를 절감시킬 수 있으며 돈으로 환산하면 1조 500억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는 행사로서, 정부에서는 ‘난(暖) 2018’이란 운동으로 정하여 전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실내건강 온도인 2018은 겨울철 에너지절약의 실천 이행 약속이며, 겨울철에 지나친 난방을 할 경우 추위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실내공기가 건조해져 겨울철 호흡기 질환이나 아토피성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겨울철 건강도 함께 지킬 수 있다.

최근 경제성장으로 인한 급속한 생활문화의 변화로 메말라 가고 있는 우리의 사회 정서를 감안한 듯 70∼80년대의 고도 성장기에 유행했던 흘러간 가요가 새삼 인기를 끌고 있으며, 또한 그시대 우리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불조심강조, 연탄배달, 쥐잡기 운동 등이 설치된 드라마 세트장 등 추억의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고픈 행사가 옛날 추억의 문화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시대를 살아온 386세대는 빨간 내복은 물론 기존의 연탄문화와 보일러문화를 함께 경험한 파란많은 세대로서 그 옛날 할머니가 주셨던 화롯불에 구운 군밤이나 구수한 고구마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 문화를 우리의 자녀에게 잊혀진 문화로 버려둘 것이 아니라, 그러한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음을 인지 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정보화 시대에도 훈훈한 인정의 에너지 사용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것은 필수일 것이다.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우리로서는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아울러 과거, 현재는 물론 장래에도 절약이라는 의미를 간직한 채 소중하게 에너지를 사용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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