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리터 하우스’ 오픈 기대한다
‘3리터 하우스’ 오픈 기대한다
  • 김경환 편집국장
  • 승인 200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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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가정용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논할 단계이다.
수소·연료전지 세계시장은 2010년 기준으로 1000억달러 규모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468억 달러를 넘어선다, IT, BT 산업을 능가하는 거대한 신산업이다.
시장은 가정용 연료전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2010년이면 가정용이 시장의 60%를 차지할 전망이다.

국내 보급되는 가정용은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공급된 천연가스를 이용, 수소가스를 만들고 이를 공기중의 산소와 반응시킴으로써 전기를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시장과 분산전원 효과는 크다. 연료전지 1kW 규모면 1년간 8000kWh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태양광 3kW급의 3배이다.

도시가스 보급 1000만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하루 20만MWh의 전기가 연료전지를 통해 생산된다는 계산이다.
국내 여건을 보면 국내 기술만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또 오는 12월 정부 시범사업인 ‘3리터 하우스’가 완공되는 것을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가정용 연료전지가 국내에서도 실용화된다.

정부는 단계별로 그린빌리지와 공공건물, 상업건물과 주택에 시범 적용한다. 또 2010년에는 모든 건물에 확대 보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08년까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기술수준을 따라잡는다. 2010년경에는 세계 시장에서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스택의 경우 일본과 기술 수준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신뢰성에서 우리나라가 많이 뒤쳐져 있다.
우려되는 상황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일본에 국내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업계는 정부지원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2~3년뒤 일본과 가격경쟁에서 뒤져 국내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2010년 20만대를 생산하여 자국 소비 10만대, 해외수출 1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전략은 한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시장은 일본의 가정용연료전지 보급 기반여건과 유사하다. 수소 에너지원으로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 보급망이 유사하다.
이런 점에서 업계는 정부와 업계가 2~3년 내에 준비를 못하면 연료전지 산업기반을 일본에 넘겨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실증단계를 거쳤다. 제대로 운전되는 시스템을 시범 설치 운용했다.
일본정부가 보급량을 제시한다. 보급대수를 연차적으로 늘려 초기시장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400대, 내년 1000대, 2007년 5000대 등 보급목표를 세우고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업계의 이슈는 선진국 업체와의 성능격차 문제가 아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2010년 이후 연료전지가 상용화될 경우 가격은 1000달러/kW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소규모로 제작하다 보니 단가가 높다.
가격절감을 위해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응용분야의 성숙도를 높여야 한다.
다른 타입의 응용기술이 성숙돼야 시장진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관련 부품업체와 산업의 시장참여를 유도, 가격하락을 이끌 수 있다.

동반산업의 성장은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사례로 보급이 활성화 될 경우 집집마다 가스보일러가 내장된 발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가정용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전기와 열 효율은 각각 34%, 44%에 이른다. 이 열을 사용하면 가정용보일러를 가동, 온수를 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연료전지는 보일러 시장이란 또 다른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

업계도 할 일이 있다. 국제적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연료전지의 다양한 기술 중 덜 성숙된 기술은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에 맡기고 성숙된 기술을 보급쪽으로 가져가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의 역할은 시장확대, 수요창출, 품질개선 등 끊임없이 가격을 낮춰 정부의 보조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또 연료전지 관련 제품의 신뢰성, 성능 향상, 가격경쟁력을 지향점으로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착실히 수행해야 한다. 상용화를 위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업계는 연료전지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MEA, 스택 등 핵심 부품 개발로부터 시스템 개발로 기술 범위를 확대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를 부품과 시스템의 상호 유기적 통합 관점에서 제품의 성능, 신뢰성, 가격절감이 가능한 최적화된 제품개발 경험을 보유할 수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을 위해선 무엇보다 시스템업체와 부품업체의 라인업이 중요하다. 이러한 라인업이 완성되면 국내 경제 기여도는 대단히 크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제품 생산 시스템과 부품 업체별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시스템 개발업체 19개가 100여개의 부품업체 협력을 받아 가정용 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국내 경우 시스템업체 3개, 부품협력업체 10~20여개 수준이다.

업계는 확보한 기술과 제품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시스템 통합 및 엔지니어링을 통한 정지형 연료전지 응용분야로의 시장 진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부의 지원없이는 국내 업체가 개발한 가정용 연료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은 어둡다.

업계는 정부에 초기시장 창출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크지않은 투자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초기 보급단계에서 정부의 한시적 지원은 필요하다. 국제가격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는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이 될 때까지는 정부 보조는 필요하다.

매년 200~300억원 규모로 5년간만 지원한다면 보급률을 늘리면서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 시장과 산업이 형성되려면 에너지원재료인 수소생산, 관련 부품산업 성장, 설치 및 시공, 사후관리(A/S) 등이 필요하다. 연료전지 업체뿐 아니라 주택 시공이나 전력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기업 참여는 여러 각도로 살펴야 한다. 최근 LG와 GS,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이 가정용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건설업체나 전자업체 등 관련 기업들간 협력도 눈에 띈다.

이런 점에서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퓨얼셀파워와 대림산업, 한국바스프가 가정용 연료전지 사업 컨서시엄을 구성한  ‘3리터 하우스 프로젝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제대로 운전되는 시스템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식 고효율주택’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 주택에너지 문화를 여는 첫걸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3리터 하우스’는 단순한 실증사업이 아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보급사업을 펼치기 위해 상업성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는다. 
이는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단계에 와 있는 일본처럼 우리도 머지않아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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