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월성 경수로 확정의 의미
◆ 신월성 경수로 확정의 의미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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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수로 세계시장서 위상 약화

신월성 원자로 노형이 지난 연말 한국표준형 경수로로 결정됐다.
신월성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약 6년만에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이 결론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기존 월성원전이 중수로이기 때문에 운영,건설 등 제반여건으로 보아 당연히 중수로로 결정될 것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신월성 원전노형의 결정은 국내외적으로 원전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
먼저 중수로 노형의 원조인 캐나다는 이번 노형결정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중수로는 캐나다가 기술선진국임을 자부하는 산업의 하나로 중요시 여겨 왔으나 향후 세계원전시장에서 위상의 평가절하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가 중수로를 홍보·선전하는 가장 시범케이스로 한국의 월성원전을 이용해 왔다.
자국의 원전이 20여기나 있으나 한국의 월성원전은 오히려 자국의 원전보다도 더 잘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진산원전이 중수로로 결정되기까지는 월성원전의 운영행태가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수로와 중수로가 동시에 건설되어 운영되는 국가로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두 가지 노형을 비교검토하는 장으로서 중수로는 손색이 없었다.
중수로가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에서 중수로는 포기하고 경수로를 채택함으로써 캐나다로서는 중수로 홍보에 큰 이점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경수로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데 비해 중수로는 현재 루마니아,중국에 각각 건설되고 있을 정도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중수로가 이처럼 경수로에 비해 열세의 위치에 있는 것은 기술개발이 더딘데다 캐나다의 정치적 영향이 경수로 국가인 미국보다는 약하기 때문이다.
캐나다로서는 국가를 대표할 만큼의 기술이 중수로였던 만큼 한국에서 계속적으로 중수로를 건설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했다.
문민정부 시절 캐나다 수상(크레티앙)이 직접 우리정부에 요청했을 정도였다.
신월성원전의 중수로 포기는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 한국표준형원의 계속적인 건설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며 중수로와 경수로의 갈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몇 가지 문제점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표준형 자립도가 한전에서 한때 95%가 넘는다고 했으나 실제 2∼3년전 한전 장영식 전 사장은 50%를 조금 넘는 것으로 발표했었다.
우리가 그동안 중수로와 경수로를 동시에 건설하면서 중수로를 지렛대로 경수로 기술개발이 가능한 부분이 적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경수로 기술개발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국내에서는 차세대 원자로 130만kw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으나 외부의 발표와 내부의 실제 상황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기술이전 기피현상속에서 과연 우리의 자력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인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원전의 경우 정치적·군사적 영향이 절대적인 터라 원전의 기술이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월성원전 노형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성과 신뢰성을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형에 비해 건설비용과 운영의 신뢰성 면에서 중수로가 떨어진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약 1억달러에 달하는 건설비용의 지원과 한국표준형 중수로 개발기술지원을 무상으로 하겠다는 제의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우리는 중수로 건설기술 보유의 기회를 잃고 만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국가적 측면에서 우리는 미국의 원전기술에 더욱 예속되게 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이번에 신월성 원전노형 결정을 하고 난 뒤 캐나다 최고위 관계자는 우리정부 최고 위관계자에게 서너번이나 외교채널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원부국인 캐나다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향후 캐나다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국제적 관계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원전원료 측면에서 중수로 연료는 경수로 원료를 재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적절한 노형의 비율이 무너짐으로써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전망이다.
캐나다 원자력공사 관계자는 끝내 한국에서 중수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 게임중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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