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고유가시대, 어떻게 넘길 것인가
위기 맞은 고유가시대, 어떻게 넘길 것인가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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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명 제 전 대덕연구단지 책임 연구원
자원 없는 한국 ‘비상’
1960년대 말 우리나라에 석유가 기존의 석탄을 제치고 산업, 민생, 업무지역에 출현하여 편리했던 석유시대가 등장했다. 당시 리터당 2달러였던 유가가 70년대에 와서 두 번이나 급등하여 소위 말하는 1, 2차 석유파동이 나면서 2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일이 기억난다.

당시를 생각하면 우선 산업체 에너지진단 및 합리적인 이용으로 기술개발을 하겠다는 선각의 주인공은 이름 높던 C엔지니어링(주)의 전담 팀 뿐이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없었다. 그 후 한국열관리협회(한국에너지관리공단)와 대덕연구단지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가 창설되었다.

예측했던 사건이지만 세계 석유 가용량(可用量)이 장래 40∼50년이면 고갈한다는 것을 감안 했을 때 1990년 초기 필자의 생각으로 유가가 가까운 장래에 50달러 시대가 도래하리라고 짐작했는데 놀랍게도 70달러까지 올라 이대로 가면 곧 100달러로 폭등 할 수도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우리의 원유비축량은 100일분이고 중동에서 70%를 나머지는 기타지역에서 공급되고 있다. 작년 동시베리아 일크치크에서 가스를 대량 공급받는 사업이 러시아의 반대로 현재 오리무중이다. 그야말로 자원 없는 한국은 충격 속에서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정책 그나마 다행

현재 정부의 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와 엘리베이터 격층 운행만으로는 안된다.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에 35년 동안 생애를 바친 필자가 작금을 회고하면 할말이 많다.

우선 정부의 유비무환에 관한 준비와 실적은 일본, 프랑스, 미국, 북유럽 제국 등 선진국에 비하여 너무나 격차가 크다. 그 이유를 굳이 따진다면 정부정책 결정자의 전문성 결여와 연구비 적정배분이 미흡한 탁상공론의 현실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연구개발의 우선순위를 공정하게 처리 못했던 사업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에너지위기를 극복하는데 에너지절약기술도 새롭게 모색하고 특히 신재생에너지에 역점을 두고 있으니 다행스럽다.

현재 연구개발의 대표적인 예를 들면 수도권에서 바이오디젤 자동차가 시운전 중에 있다는 것이다. 또 연료전지 자동차는 에너지(연)과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이고 이 자동차가 거리를 달릴 시기가 멀지 않다고 본다.

특이할만한 사업으로는 그동안 석탄사용의 격감에도 불구하고 석탄가스화 연구에 성공하여 장차 국내 복합발전에 사용이 가능하리라는 것이다. 현지에서 유채꽃 기름을 추출하여 바이오디젤 자동차 기술이 확립되어 플랜트규모로 자동차회사와 공동기술로 생산중이며 승용차(45kW 급), 트럭(250kW 급)이 내년이면 상용화되리라고 전망한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현재 골프장 카트(시속 40Km/h) 시용(試用)에 성공했다. 한편 국내 50여 아파트 단지에 지역난방을 시행하고 전기, 온수 및 급탕을 시행하고 있다. 태양열에 의한 고온수 750∼900도 발생장치가 국내현지에 실증 중이다. 고 온수는 발전용뿐만 아니라 산업단지에 실용될 것이다.

따져보면 한전의 전기요금은 누진제이므로 자가발전(지역난방)은 경제성이 우수하여 주민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우리도 명실 공히 냉방을 겸한 지역냉난방 시스템 도입을 기대해 본다.     

열펌프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조
이웃 일본은 에너지 연구개발 정책으로 문라이트(Moon Light)와 선샤인(Sun Shine)프로젝트를 1980년도 말기 성공리에 끝마쳤다. 일본은 주거단지와 업무지역에는 20여 년 전부터 폐기물소각열, 하천수, 지열을 열원으로 한  난방과 냉방 그리고 발전을 일체로 열펌프(히트펌프) 하이브릿드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보급시켰다. 그중 북해도의 아츠베추 소각발전소는 일본 최초의 것으로 60년대에 이미 운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우리의 사정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지만 열펌프를 유종별로 관련 제조업체를 참여시켜 여러 연구소가 분담하여 3개년 계획 하에 공장에서 이용하는 흡수식 열펌프와 주택용 압축식 열펌프를 거뜬히 설계, 제작하여 현장에서 시운전하는데 성공했다. 바로 1988년 연구소 구내에 우물을 파고 지하수를 열원으로 한 냉난방장치(지하수 에어컨)와 주정공장 증류탑 폐증기를 이용한 온수 생산 장치였다. 후속적인 연구기간 연장과 연구비지원 부재로 공든 탑이 무너졌으니 연구의욕이 하루아침에 좌절되었다. 이런 사례는 종종 있었다. 다행히 한전S지점에는 변압기 폐열회수 열펌프가 무난하게 돌아가 연중 냉난방을 했다.

정부는 늦었지만 일본 도쿄의 스미다강 물을 열원으로 한 열펌프 하이브릿드 시스템(전력, 물에어컨)을 사례로 하여 우리도 당인리 발전소에 한강 물을 끌어들여 설비를 개조하는 것이 필자의 꿈이다. 그렇게되면 세계적으로 주변경관이 수려한 한강유역은 과학과 문화가 접목동화(接木同化)되어 더욱 돋보이게 될 것이다. 스웨덴은 공기는 물론 강, 바다, 토양, 지하수, 공장 폐수 및 폐열을 총동원하여 2605MW(1982∼1990)에 해당하는 열펌프시설용량을 보유하였다.

한국 최초의 열병합발전 지역난방을 목동 아파트단지에 건설하게 됐다. 전문가도 희소했지만 정부의 소극성과 의사결정의 지연에 문제가 있었다. 심지어 몇 개 기관에서 타당성 조사보고서가 여러 건 제출되었지만 동력자원부, 청와대에서는 못 믿었던지 귀찮을 정도로 타당성 유무의 전화확인이 자주 있었다는 일화가 기억난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 그렇지만 고유가시대가 오니 다시 앞에서 말한 못다 이룬 물 열원 열펌프시스템이 나의 심금을 울리게 한다. 일본이나 스웨덴과 같이 강물에어컨을 한강(당인리 발전소)에 건설하여 전력은 물론 난방과 냉방을 시범했더라면 하고 한탄해 본다. 1990년 제3회 국제에너지기구(IEA,회원국은 선진7개국)에서 히트펌프 국제회의를 하여 업서버로 한국과 중국도 참석하여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였다. 필자도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한 주제를 발표했는데 외국인으로부터 질의응답에 관심을 끌었다.

과학우대 정책 펴길
광복이후 춥고 배고픈 자유당시대 ‘연구가 무슨 연구냐’하던 사회분위기에서도 한국의 미래를 예상했던지 이승만 대통령은 1959년 원자력연구소를 세웠다. 박정희 대통령은 KIST를 준공시켜 조국근대화에 앞장서고 연구요원에게 특별대우를 하고 과학기술만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첩경이라고 갈파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연구소를 방문했던 일화가 있다. 바로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경제개발 성공의 씨앗임을 누구도 부정 못한다. 국가원수가 ‘과학기술 입국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과 너무 대조적이다. 매년 4월21일 과학의 날에는 개회식후 훈장주고 덜렁 폐회식이다. 박정희 대통령 연설‘사농공상이 공상농사’는 뼈대있는 소리였다.
대체에너지로 각광 받을 태양의 축소판인 무공해의 핵융합기술은 실용화시기가 묘연하다.  장차 석유가 고갈하면 다시 석탄(가채 사용량은 약300년)시대로 되돌아갈 방도뿐이다.
다양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매진
1973년 오일쇼크부터 오늘날까지 에너지 연구개발 문제점을 시정하려면 첫째, 연구개발기간은 과제에 따라서 엄밀히 결정해야 한다(과제 수임자는 물론 수여자의 책임제 도입). 둘째, 당장 시급한 과제를 최소화하고 미래지향적 연구과제의 타당성을 해당 전문가 책임 하에 결정한다. 셋째, 각급 연구요원들의 안정된 연구역량 발휘를 도모하기위해서 보수를 대폭 인상하여 우수대기업 수준 이상으로 처우 개선한다. 넷째로 연구 실적이 많은 연구요원의 정년을 보장한다. 다섯째. 젊은 연구원에는 연구경험을 충분히 취득토록 훈련 시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KIST를 시작으로 대덕연구단지에는 그동안의 연구실적과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 연령으로 보면 40대 후반인 중핵 연구원이 흔들리고 있다. 그들은 조로증(早老症)에 감염되어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40~60대를 핵심으로  연구실적에 따라 원로 과학자로 우대하는 풍토조성이 시급하다.
천정부지의 고유가시대가 계속되는 한 우리가 할 일은 산학연이 뜻을 모아 고효율장치를 개발 보급하고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시급히 확산보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석탄(화석에너지)시대의 귀환을 전제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액화, 가스화기술을 도입하여 에너지원을 조달하는 길 밖에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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