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유통변화의 화두 상표표시제와 전자상거래
 석유유통변화의 화두 상표표시제와 전자상거래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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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폴사인제 개선은 피할 수 없는 흐름

 작년 한해 동안 국내 석유시장을 달구웠던 가장 큰 테마는 아마 상표표시제와 전자상거래일 것이다.
상표표시제는 지난 92년 4월 석유유통부문에서의 표시·광고의 공정화를 도모하고 정유사간 제품차별화 등 품질 및 가격경쟁을 촉진하여 유통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로 도입되었다.
하지만 '95년 11월 주유소 거리제한 완화를 계기로 이 폴사인제는 정유사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폴전쟁 또는 시장나눠먹기식 장치로 변질되어 당초의 입법취지가 많이 퇴색된 면이 없지 않다.
이에 이해당사자인 주유소업계가 폴사인제 폐지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으며, 일부 정유사도 현행 폴사인제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업계내에서도 보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시민단체로부터도 현행 제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해치고 있다는 등 거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9월 17일 한 주유소에서 특정정유사의 제품만 표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이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와 협의를 거쳐 동 고시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자원부는 현행 폴사인제를 재검토하기 위해 에너지연구원 등에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어 조만간 어떤 방향으로든 개정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폴사인제의 개선방안은 각 주유소들이 여러 정유사 제품을 취급할 수 있는 복수폴사인제와 상표권자인 정유사와 주유소간에 자율적으로 상표표시 계약을 체결하는 서적상표사용제도가 있을 수 있으나 어떻게 개정이 되든간에 충분한 준비와 검토를 거쳐 제품의 품질 저하를 방지하고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으로 개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의 대중화에 따라 연초부터 생기기 시작한 석유전자상거래 사이트는 현재는 사업을 철수한 Petromarket이 4월 창립되었고 그 뒤로 Oilbid, Net-oil, Cyberpetro, Npetro, Yesoil 등이 생겨났으며 올해 1월동안 가상거래를 하고 2월부터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하는 OILPEX가 나타났다.
또한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중요성 인식, 시장 잠식을 우려한 정유3사가 주축이 되어 오일체인을 설립해 4월출범을 선언함으로써 2001년은 본격적인 인터넷 석유거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OILPEX, Yesoil, 정유사의 오일체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본금이 영세한 석유벤쳐기업이나 향후 관련 업계는 질적, 양적 측면에서 모두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석유제품 유통은 공급자인 정유사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많은 문제점과 함께 각종 의혹에 휩쓸려 왔으나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경우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전자상거래는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임에는 분명하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기득권자인 정유사들이 자신들의 입지와 매출감소를 우려해 공급자로서의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거래실적은 현재로선 미미한 상황이다.
또한 업체가 책정한 수수료도 워낙 소액이고 거래물량과 발생빈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만으로 회사를 운영하기가 힘든 상황이며, 자본금이 영세한 소규모 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업계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지바 대중의 신뢰를 아직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 거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유사, 유통업체 및 주유소 등 석유유통업계 모두가 참여하는 석유전자거래소의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같은 환경이 조성될 경우 공급자와 수요자의 구매 및 판매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정유사의 매출감소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유사의 유통비용 감소, 소비자 가격인하, 산업경쟁력 강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유소는 반입가격이 줄어들어 공정경쟁의 기반이 마련되고 수입사는 안정적인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종전의 비정상적인 무자료거래 등이 감소됨에 따라 세금탈루액도 현저하게 감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통산업의 발전은 물론 국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조기에 석유전자거래소가 정착될 경우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시장의 중심지로서 경제적인 효과와 현재 발생되는 잉여물량을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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