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 별 기 고 - 이억수 사장 한국석유공사
특 별 기 고 - 이억수 사장 한국석유공사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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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와 석유비축사업의 필요성


최근 한 경제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04년도 원유도입가격이 지난해의 평균치(배럴당 28.72불) 보다 1달러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GNI(국민총소득)는 0.60%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도 8억∼10억 달러 가량 악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제1차 에너지 소비 중 약 50%를 석유에 의존하는 석유 다소비형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국내 원유생산이 전무하기 때문에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그중 3/4가량을 정정이 불안한 중동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
또한 원유 수송에 있어서도 영유권 분쟁 재현 조짐을 보이는 남사군도는 물론, 인접국들의 주요 분쟁지역인 호르무즈해협, 말라카해협, 조어도 등을 통과하고 있어 불안요인이 내재되어 있으며 더군다나 우리나라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석유 공급 차질 등 비상시를 대비한 석유비축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석유비축사업은 보험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그 효과는 평상시에는 잘 들어 나지 않으며 비축유 방출에 따라 석유수급 안정이 확보될 때에 비로소 가시적으로 나타난다.
평시에는 많은 비용을 수반하지만 석유위기 상황이 도래할 경우 비축유 방출을 통해 국내석유 수급 안정을 기함으로써 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석유비축이다.

이러한 수급안정 기능이외에도 유가안정 시에 싼 가격에 석유를 구입하였다가 유가급등 시에 방출할 경우 그 가격차이로 인한 이익으로 이전에 지출한 비용을 보상함은 물론 국제수지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제1,2차 석유위기 시 OECD회원국의 GDP와 노동생산성이 2% 하락한 사례가 있고 우리나라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를 넘는 수준을 보이는 등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석유공사는 이러한 경험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1980년부터 석유비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석유비축사업을 하기 전인 70∼80년초 제1·2차 석유위기 시와 석유비축을 추진한 이후인 90년 걸프전시를 비교할 경우 석유비축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제1·2차 석유 위기 시에 각각 24%, 29% 상승하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석유비축유를 보유하였던 걸프전시에는 9% 상승하는데 그쳤던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석유비축사업이라는 것이 가시적으로 그 효과가 평시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가가 낮으면 다른 사업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투자하고, 유가가 높아지면 투자시기를 놓쳐 때늦은 후회를 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따라서, 석유비축사업은 단기적인 국제유가의 등락과 관계없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국가 정책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유비축사업은 전략비축유를 확보하는 사업이며 전략비축은 국가안위의 초석으로서 얼마나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고유가 시대가 도래 할 때마다 우리나라와 같은 석유소비국은 원유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하지만 1980년부터 석유비축사업을 꾸준히 추진하여온 결과 정부비축시설이 이미 1억 배럴에 달하고 현재 원유 6400만 배럴과 석유제품 1100만 배럴을 비축하고 있다. 이 물량은 지난해 석유 순수입량 기준 약 54일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재의 수준만으로도 단기적인 석유공급 위기 시를 대비하는 능력은 일정 수준 확보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향후 석유공사는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2007년까지 비축시설을 1억4600만 배럴로 확충하고 비축량도 2008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1억41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고유가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석유수급 차질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인 국민경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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