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 국제유가 최고점 어디가 꼭지인가
해설 - 국제유가 최고점 어디가 꼭지인가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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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가격이 배럴당 64달러를 넘어선 것은 1983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8400만배럴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산유국의 증산 여력은 하루 150만배럴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원유시장이 신경과민에 걸려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원유 수급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테러 우려, 이란 핵시설 재가동, 미국 정유시설 화재 등이 겹쳐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정정 불안은 유가를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파드 국왕의 서거로 권력이 이양된 상황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되면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테러 조직이 분쇄되면서 궁지에 몰린 세력들이 사우디 내 서방 시설을 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사우디 주재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8일 일시 폐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2위의 원유 생산국인 이란이 핵활동을 재개한 것도 석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란은 이스파한 지역의 우라늄 전환시설 가동을 재개, 유엔 안보리가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석유 메이저사들의 정유시설이 가동을 중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정유사인 영국 엑슨 모빌이 지난달 말 냉각시스템 고장으로 미국 일 리노이주 정유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영국 BP도 폭발 사고로 텍사스 시티의 공 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서노코와 발레로 코노코필립스 등의 정제시설에도 사고가 생겨 수급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허리케인도 걱정거리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는 이번 여름철 최대 21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할 것이며 이 가운데 대형 토네이도(회오리 바람)도 7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미국 주요 원유공급 기지인 멕시코 만의 해양 시추 시설과 원유 설비, 해저 송유관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작년에는 허리케인 '이반'으로 정제시설 등이 파괴돼 27억달러의 피해가 났고 복구에만 6개월이 걸렸다.
여기에 헤지펀드들도 원유 선물 투자에 나서고 있어 유가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유가 상승을 초래할 악재들이 즐비해 WTI 가격의 배럴당 65달러선 돌파는 시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4분기 세계 석유수요가 현재 하루 8370만배럴에서 859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석유거래 중개업체인 레프코 그룹의 분석가 마셜 스티브는 “유류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유가는 계속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BNP파리바 상품선물의 석유거래 중개인인 톰 벤츠도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것”며 “조만간 유가 오름세가 중단될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단언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에너지 분석가인 데브러 화이트는 “시장에 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65달러로 오르는 것을 저지할 만한 변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국제 석유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평균 유가를 배럴당 45∼50달러, 석유공급 차질시 추가로 5∼10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하반기 평균 유가가 6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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