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가 에너지정책 재고할 때이다
이제는 국가 에너지정책 재고할 때이다
  • 김경환 편집국장
  • 승인 2005.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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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에 에너지자원 정책을 전담할 이원걸 차관이 임명됐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국가에너지위원회도 설립될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에너지 문제가 국가 정책의 주요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이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이 기존의 국내 문제 해결 수준에서 벗어나 에너지 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통한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 위기 해결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 교역 규모 12위로 이른바 선진국 진입 직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에너지 분야 교역 규모를 보면 석유 수입 5위, 천연가스 수입 3위, 석 유 소비량 7위, 석유제품 수출 7위, 에너지 소비량 10위 등으로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다.

교역 규모는 이러한데 에너지 자급률이나 기술은 아직 개발 도상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먼저 우리나라 에너지업계가 국내 유통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에너지 수입에 지출한 금액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수 출해 벌어들인 수익을 넘어서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 에너지 회사와 공기업들 은 에너지를 수입, 국내 공급망을 통해 공급하는 국내 유통에 안주했을 뿐 자 주개발이나 국제 무대에 제품과 기술을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
또 97%의 에너지를 수입하지만 에너지업계 경영진 중 국제 전문가는 손꼽을 정 도로 적어 국제 무대에서의 인지도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작다. 전문 가 양성 역시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에너지 관련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들 뿐더러 국제 행사에 대한 관 심도도 낮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산업 정책 역시 국내 문제에 우선순위가 밀려 국제 경쟁력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력 및 가스산업 분할이나 국내 석유시장 담합 등이 주요 논 의 주제였지만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더 큰 에너지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는 찾기 힘들다.
네덜란드는 로열더치셸이라는 초대형 회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우리나라 의 에너지회사를 모두 합친 것만한 국영석유회사가 3개나 있다.
모두 외국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자 국제 무대에서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 는데 우리는 국내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번 고유가는 석유 생산국 문제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중국의 높은 경제개발 속도로 시작되었기에 그 영향은 석유에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개발에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원과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확대될 것이므로 그 영향을 보다 심 각하게 관찰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와 일본이 이미 2002년, 2003년에 국가 장기 에너지계획을 세우고 중국 인도 등 신흥 각국과 아시아의 에너지 패권을 다투려 하고 있는 상태임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당장 국내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에만 집착해 국가 에 너지 정책을 수립한다면 에너지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저해 하는 제약조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기조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립해야 한다 . 특히 국제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산업구조 개선과 인재양성, 연구개발(R&D) 증대를 통한 기술 경쟁력 향상에 그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에너지산업 역시 우리나라를 이끄는 기간산업일진데 정보통신, 자동차, 철강, 조선 등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과 산업혁신을 바탕으로 국제 수준으로의 발전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들은 먼저 고급인력 양성과 R&D 증대, 산업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 계획 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이제 국내 수요에 안주하지 말고 국제경쟁력을 갖춰 외 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 근본적으로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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