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송용 유류 가격조정을 바란다
새로운 수송용 유류 가격조정을 바란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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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박사
경유승용차 허용에 따른 제2차 수송용 에너지 세제개편이 7월 8일자로 시행됨에 따라 최근 시민단체를 필두로 세금의 수준과 종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붐을 일으켰던 LPG사용 승합차 문제의 해결책으로 2001년 7월부터 휘발유 : 경유 : 수송용 LPG의 상대가격을 100 : 47 : 26에서 100 : 75 : 60으로 변경, LPG의 수요 급증을 억제하자는 것으로 시작한 제1차 에너지 가격체계 개편은 이번에는 경유승용차의 급증을 억제하고자 제2차 세제개편을 통하여 100 : 85 : 50이라는 새로운 상대가격비율로의 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가격비율 조정과정은 중요한 점들을 간과하고 있어 이 중 특히 두드러지는 세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지금까지의 가격개편의 목적이었던 수송용 에너지시장 및 자동차시장에서의 적정 경쟁이 아직도 충분히 유도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경유승용차의 허용으로 경유는 이제 승용차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쟁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현재 경유, LPG 및 휘발유가 모두 경쟁하고 있는 시장은 승합차 시장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승합차 시장의 경우는 승합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물차 및 버스가 업종의 특성 및 공급되는 차종의 한계로 다른 연료로의 전환이 힘들다. 즉, 시장경쟁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승용차 시장의 경우는 이러한 제한이 적어 연료간에 거의 완전한 경쟁이 가능하므로 경쟁의 효율을 크게 얻을 수 있다.
이번 가격조정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한 효율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마땅히 이러한 경쟁제한에 대한 고려가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격개편의 효율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는 승합차 시장에서의 경쟁 보다는 승용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두 번째는 에너지 가격개편이 자동차연비개선이나 환경친화적인 자동차의 보급 등 에너지사용의 효율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값싼 연료인 경유와 LPG의 신규 수요가 RV차량 등 2000cc급 이상인 승합차에만 연료비 혜택이 주어져, 소비자의 승합차 선호증가에 따른 배기량과 연비 차이에 의한 에너지낭비를 초래하였으며, 경차의 몰락을 유발하였다. 경유승용차의 허용으로 일부 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인위적인 가격차등으로 자동차회사들은 값싼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생산하려 할 뿐 연비가 높은 자동차를 개발해야 할 유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판할 계획인 하이브리드 승용차는 차량가격에서 불리함은 당연시 하더라도 이 상태로는 최대 장점인 연료가격에서조차 LPG사용 승합차나 경유사용 승용차에 뒤질 형편이다. 수송용 연료를 100%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정책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다.

세 번째는 지금까지의 가격조정이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민층의 부담이 더욱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량가격이 가장 싸기에 서민용이라 불리는 경차에는 여전히 가장 비싼 휘발유만 사용이 가능하며, 가장 값싼 연료인 LPG는 아예 사용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면에 중대형차량은 경유 및 LPG를 쓸 수 있어 명백한 소득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 연비 따라서 경차 등 소형차량에 LPG 사용을 허용하고 소형 경유 및 LPG 차량모형의 출고를 유도하여야 한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질 뿐 아니라 현재 경차에 주어지는 주차요금 우대 등에 비하면 엄청난 지원이라고 할 수 있어 비교적 연비가 좋은 경차 사용이 증가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에너지소비증가를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수송용 시장에서 적정한 경쟁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현재 세제에 크게 고려되고 있는 교통혼잡비용 및 환경비용 이외에 에너지원의 사용량 증가로 인한 위험부담비용을 추가하여야 한다. 이를 통하여 조성되는 재원은 하이브리드자동차 또는 고연비자동차의 보조 등 수송용에너지사용 효율화에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어서 있고 국가적으로 해외에너지개발확대와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표방하고 있는 이때 이번 가격조정이 놓치고 있는 수송부문에서의 효율적인 에너지사용과 시장에서의 경쟁 확대라는 화두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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