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물은 이미 물이 아니다
/특별기고/ 물은 이미 물이 아니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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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엑서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박명호

▲ (주)엑서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박명호
물은 생명의 원천임과 동시에 물, 식량 및 에너지로 대별되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삼대요소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생존을 위한 식수로서의 물은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지만, 여타 용도로 사용되어지는 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한심하기 그지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기간의 산업현장 에너지진단 및 컨설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느낀 결론은, 현재까지는 “물은 자원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금수강산이며, 낭비가 심한 경우를 빗대어 “물처럼 쓴다” 등과 같은 우리의 속담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물은 아직까지는 가치가 없어보이기만 하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자면 물은 그 자체로 에너지이자 경제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산업체의 경우에, 물이 없다면 어떤 것도 생산이 불가능할 것이다.


물이 사용되는 방법을 간략히 살펴보면, 외부로부터 공급되어지는 물을 펌프를 이용하여 저수조 등에 저장한 후에, 정수과정을 거쳐 일부는 내부 인원의 식수며 일상용으로 사용되어지고, 일부는 공정에 공급되어 생산품을 세척하거나, 이송하거나 여타의 방법으로 생산에 직간접으로 사용되어지고, 나머지는 동력에 공급되어 보일러 등을 통하여 에너지의 전달수단으로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사용되어진 물은 폐수처리장에 모여져서 환경규제치 이하로 처리되어 방류되어진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물이 공급되어 배출되어지는데, 일반적으로 물 비용을 산정하는 방법은 단순히 공급받는 물의 요금을 산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물을 사용하는 전과정을 통하여 투여되는 비용은 물을 공급받기 위하여 지불하는 비용에 비하여 적게는 두세배로부터 많게는 열배 이상이 투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전과정 비용을 고려하는 경우에,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료나 전기보다 최소한 낮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경우에 물은 이미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유틸리티가 아닌, 너무나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절수기기 보급 및 홍보 등을 물 절약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정부당국의 대책이나, 대단히 저렴한 유틸리티로 물을 인식하는 산업체의 인식은 에너지비용에 비하여 무시할 수 없는 물에 대하여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전기나 연료 등에 대한 수요관리 사업은 오래전부터 수행되어 많은 성과를 일궈내고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면, 이제는 우리도 용수절약을 위한 진단 및 절수시스템의 개발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물 사용처로부터 절수를 수행할 수 있는 수요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업무성과를 내기위한 탁상공론으로, 현실성 없는 물절약 대책만을 양산한다면 우리는 물로 인하여 에너지와 기후변화보다 더 큰 파도에 부딪히게 되지는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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