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 장벽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장벽 다가오고 있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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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갑 에너지관리공단 서울지사장

지난해 연말 인도네시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진도 8.9의 강진으로 거대한 지진 해일이 일어나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인도 등의 남아시아 지역에는 예상하지 못한 수많은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를 발생시킨 ‘쓰나미’ 사건이 일어났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 동북부 지방의 눈사태와 서부지방의 홍수사태 등 크고 작은 지구환경의 급격한 변화 현상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각종 큰 재난으로 인한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년 2월 16일부터는 그동안 끌어온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정식 발효됨에 따라 환경분야의 기술지원과 기업의 자발적인 에너지절감 등 범국가적인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7년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의 교토의정서 채택 당시 개도국 그룹에 포함되어 있어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더라도 선진국들처럼 당장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진국 그룹인 OECD 가입 국가인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9위 국가로서 올해부터 본격 논의될 2차 공약기간의 온실가스 감축 방식에 대한 각종 국제회의에서 의무감축에 참여하라는 선진국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시행되는 2차 감축기간의 의무감축 대상국가로 포함되면 그 기간 내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90년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01년 기준으로 CO₂배출량은 세계 9위이고, 1인당 CO₂배출량은 세계 27위 국가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제유가의 폭등 현상 결과 에너지 수입으로 들어간 비용이 총수입액의 22.9%인 495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국제유가의 폭등현상으로 인해 전년 동기의 383억달러에 비해 29%나 증가하여 최근 급격한 수출 신장세를 기록하는 우리나라 주요 대들보인 자동차와 반도체의 전체 수출액 505억달러와도 비슷한 금액이 된다.
이와 같은 에너지수입액 증가는 이라크 전쟁과 베네주엘라 파업 사태 등 대외적인 여러 요인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에너지 수입단가가 크게 오른 것이 주원인이지만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도 늘어나고 석유, 가스 등의 고급 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른 해외의존도 심화도 원인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출 주도국으로 급성장하면서도 열악한 부존자원으로 에너지의 97%이상을 해외에 의존하여 세계 7위의 석유를 소비하는 에너지다소비 국가이다. 따라서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더불어 다가오는 기후변화협약 등 대외적으로 변화해 가는 환경분야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속에 에너지 수급 대책을 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방안과 친환경적인 에너지저소비형 구조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적극적인 해외유전 발굴의 참여와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보급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철강, 석유화학 산업과 같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구조를 IT, BT 산업과 같은 에너지 저소비형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연말 정부는 향후 3년간 에너지 원단위 개선을 위한 에너지절약 및 이용효율 향상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이 대책에서는 기업의 자발적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협약 체결의 대상기업을 대폭 확대하고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에 대해 3년 주기의 에너지진단 의무화로 에너지관리기준 미달시에는 고효율기기로 교체 및 시설 개선을 유도할 계획과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을 비롯해 고효율 차량의 보급을 촉진하는 등 산업과 수송, 가정·상업 부문에서 절약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고효율제품 사용을 통한 효율향상과 태양열, 태양광 제품의 보급확대를 통한 친환경 에너지원의 개발보급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는 태양광 전지를 가정에 설치해 직접 전력을 생산해서 사용하는 ‘태양광 주택’을 오는 2012년까지 전국에 10만호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중에 있으며, 아울러 신재생에너지관련 제품에 대한 성능검사와 실증연구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기기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이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할 때는 건축비의 일정부문을 반드시 신재생 에너지설비에 투자하여 이용하도록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에너지의 효율성과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추진이 필요하며, 우리가 선택해 나가는 길은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친환경적인 자연 에너지의 개발·보급으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우리의 생활속에서 불편함을 조금씩 감수하여 생활한다면 고유가에 대한 슬기로운 극복과 다가오는 국제 환경규제에 따른 무역장벽도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힘겨웠던 고유가 상황과 침체되었던 국내경기는 올해 들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는 듯 하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찾아오듯이 긴 터널속에서 헤메던 어려운 우리 경제도 새해에는 봄기운과 함께 밝은 햇살을 맞으며 경제가 되살아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한해를 맞이 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1월 한달도 훌쩍 지나가고 힘들었던 고유가 상황이 홀연 듯 불어와 스쳐 지나가는 매서운 겨울 바람 같이 언제 그랬느냐 하듯이 잠시 잊혀져 가는 것 같다.
아직도 우리의 생활 자화상이 “겨울철 실내온도를 너무 올려 실내 생활에서 반팔 옷차림으로 생활하는 잘못된 생활습관은 아닌지?” “나의 생활속에 사용하고 있는 가전기기가 불필요하게 대형이지는 않은지?” “외제이면 무조건 최상의 제품으로 맹신하며 선택, 구매하지는 않은지?” 한번쯤 돌이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에너지절약은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참여의식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하여 올 1월 중순까지 겨울철 내복입기 캠페인으로 실시한 ‘따뜻한 가족 페스티벌’ 행사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성황리에 끝났다.
에너지절약은 강요의 선택이 아니라 나와 우리를 위한 필요의 선택인 것이다. 에너지절약마크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부착된 에너지절약형 고효율 제품의 선택은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무의식중에도 절약할 수 있는 소비자를 위한 절약 서비스 제도인 것이다.
이런 제도속에 소비자가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선택할 경우 생산자도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지속 생산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다가오는 기후변화협약이라는 무거운 장벽을 넘어갈 수 있는 길은 바로 우리의 슬기로운 실천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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