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과 CEO의 도덕성
윤리경영과 CEO의 도덕성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4.02.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들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윤리경영이 기업경영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엔론 사태이후 회계부정을 막기 위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고 윤리경영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엔론사태 이후 미국 기업계는 CEO를 뽑을 때 사설 조사요원을 투입, 그 사람의 전과는 물론 법원기록 조회, 대학시절 마약복용여부, 여자 관계 등을 모두 파헤치는 등 철저하게 도덕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처럼 CEO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조직 구성원들의 도덕성지수(MQ)는 대체로 상사의 수준을 넘기가 어렵다는 이론에 따른 것으로 윗사람은 부도덕하면서 아래 사람들 보고 깨끗하게 처신하라고 해 봐야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가정에서도 부모의 행동은 비양심적인데 자식들에게 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다. 부모의 도덕적 행동도 닮아 가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언젠가부터 뇌물을 ‘떡값’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 떡값은 추석이나 설, 명절 또는 선거를 앞두고 건네 진다. 떡값이란 말은 주고받는 사람들이 심리적 부담감을 덜 수 있기 때문 일거다. 얼마 전 어떤 정치인은 부정한 돈에 대해 추궁 받자 ‘떡 만들다 떡고물 좀 먹었다’고 당당하게 항변한 적도 있다.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최근 윤리경영을 도입, 선포하고 있다. 윤리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개선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극 따라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투명성은 아시아에서 꼴찌며 태국보다 점수가 낮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환경에서 CEO가 소신을 갖고 경영을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실수가능성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도록 CEO정신을 부추겨야 한다. 즉 CEO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러한 여건이 성숙될 때 비로소 투명한 윤리경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윤리경영 선포가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조남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