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체계 이대로 좋은가
에너지가격체계 이대로 좋은가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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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에너지가격세제 개편으로 인해 LPG 특소세가 오는 2006년에는 무려 17.6배나 인상되게 돼 있는 반면 경유는 3배 인상에 그쳐 LPG의 6분의 1수준에 머물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부터는 경유승용차가 허용된다. 이로 인해 환경관련 전문가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다.
전문가들은 낮은 경유가격으로 인해 LPG차량은 물론 휘발유 차량도 대부분이 경유승용차로 급격하게 전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경유차량과 LPG 차량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국내 RV차량 시장의 경우 신규판매 차량의 약 90%를 경유차량이 차지하고 있는 등 LPG가 청정성을 갖췄음에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도 환경관련 전문가들의 이러한 우려는 괜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대기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미세 먼지 수준은 1.7∼3.5배, 이산화탄소는 1.7배나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대기오염물질 중 80% 이상이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배출되고 있으며, 특히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미세 먼지는 대부분 경유차량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00년 기준 사망자수가 1,940명에 달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환경부는 예상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미세 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1만1천명이 사망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10조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세제 조정 없이 경유차를 허용한다는 것은 직무유기에 다름없다는 게 환경관련 단체의 시각이다.
결국 오염부하가 높은 경유가격은 낮게, LPG 가격은 높게 조정돼 저공해 차량인 LPG차량은 감소하고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는 폭증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현행가격체계를 그대로 두고 경유차량을 허용할 경우 경유차량의 급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로 인한 대기오염 악화는 누가 책임질 것이며, 대기오염 악화에 따른 국민의 건강은 누가 지켜 줄 것인가.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에너지세제 개편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조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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