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LPG자동차에 대해(4)
기고/ LPG자동차에 대해(4)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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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엔진 출력에 대하여


 세인(世人)들의 입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 중 ‘사람이 한번 밉게 보이면 아무리 무슨 짓을 해도 밉게만 보인다’라는 것이 LPG 차량에서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는 느낌이다.
단지 안전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휘발유 차량 보다 좀 높다라는 이유 하나로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부각되어 지고 있고, 이와 더불어 사용상의 주의와 각오를 더욱 새롭게 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인 것 같다.
그 막연히 편협된 통념 중의 하나가 LPG 엔진이 휘발유 엔진 보다 출력이 매우 떨어진다라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어 이에 대한 속사정을 해부해 본다.
우리는 주변에서 ‘에너지’라는 용어를 쉽게 접하며 사는데 기계적 에너지, 전기 에너지, 열에너지, 광에너지등 이외에도 많은 종류를 들어 왔다.
그 중 ‘열에너지’는 기계적인 동력으로 상호 변환 가능하다라는 것을 체계화된 이론으로 정립해 놓은 것이 ‘열역학’이며, 열역학에서는 동일한 변환 효율을 전제로 할 때 열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뿐더러 이를 기계적 에너지로 환산하면 더욱 큰 힘이 발휘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를 응용한 대표적인 경우가 자동차의 엔진으로서, 배기량이 큰 엔진은 연료를 보다 많이 흡입할 수 있어 연소시의 발열량이 큰 관계로 배기량이 적은 엔진 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힘을 많이 쓰는 씨름 선수들이 일반인 보다 많은 식사를 섭취하여 체내에서 소화 분해하면서 발생되는 많은 열량을 힘이라는 기계적 에너지로 방출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가끔씩 라디오를 청취하다 보면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를 선전하는 방송을 듣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엔진 마력이 얼마로 출력을 향상했다라는 식의 내용을 듣곤 한다.
 여기서 말하는 마력이란 엔진이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을 일컫는 것으로, 이는 일반 운전 영역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매우 힘든 조건에서의 엔진 출력이다.
즉 운전자가 엑셀레이터를 거의 끝까지 밟은 상태로 엔진의 분당 회전수가 5,000회 이상으로 유지하였을 때 발생되는 것으로 일부 경주용 자동차 또는 고속 질주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생할 수 없는 것으로 너무 부각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엔진 출력이 좋다라는 표현이 ‘최대 출력’이외에 달리 표현할 수단이 없는 관계로 불가피하게 사용되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가 된다.
이와 더불어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으로는, 우리가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운전 영역, 즉 ‘상용 영역’이라 불리는 조건에서는 최대 출력은 고사하고 그 보다 훨씬 적은 출력으로도 주행상의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점이다.
보통 운전을 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가속은 물론 감속, 또한 때로는 시속 80Km로 정속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오르막 주행시와 같이 고부하 운행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들 모두의 조건에서는 엔진의 최대 출력을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불필요하다고 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사용 빈도가 적은 '엔진 최대 출력'을 향상시키는 것 보다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상용 영역’에서의 출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더욱 효과적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휘발유 엔진과 LPG 엔진의 출력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앞에서도 잠깐 발열량에 대해 언급되었었지만, 일반적으로 LPG는 단위 부피당 발열량이 휘발유 보다 적기 때문에 동일한 엔진에서 상대 비교시에는 당연히 엔진 출력이 떨어지는 이론이 성립되나, 이러한 경향은 엔진이 고부하 조건에 처했을 때 잘 나타난다.
그러나 ‘상용 영역’을 포함한 그 이하의 저부하 영역에서는 연료 혼합 분배측면에서 우수한 LPG측이 오히려 엔진 출력이 더욱 좋은 경향을 갖기 때문에 시내 주행시와 같은 평범한 조건에서 더 좋은 운전성을 보여 주는데, 순발력을 요하는 택시에게 수십년동안 각광받는 연료로 LPG가 주목을 받게된 이유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료 특성상 LPG 엔진은 휘발유 엔진 보다 고부하 영역에서는 출력이 떨어지나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주행 조건에서는 오히려 더 출력이 우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엔진 출력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중의 하나는 연료 공급 방식의 차이로서, 요즘은 휘발유 엔진은 대부분이 ‘분사식(인젝션)’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엔진내로 연료 충전 효율이 좋기 때문에 연소 발열량을 높일 수 있어 저부하 및 고부하 영역 고루 엔진 출력을 향상시킨 반면, LPG 엔진은 아직까지도 연료 충전 효율이 열악한 ‘분무식(캬브레타)’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부하 영역에서의 출력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LPG 엔진이 휘발유 엔진 보다 출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의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으며, 만약 LPG엔진도 ‘분사식(인젝션)’ 방식이 사용되면 휘발유 ‘분사식(인젝션)’엔진과 동일한 출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LPG이라서 휘발유 보다 엔진 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출력 차이를 보이는 것은 연료 공급 방식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고 ‘분무식’ 연료 공급 방식을 사용하는 개량이 되지 않은 구식 연료 공급 장치에서는 오히려 LPG가 ‘상용 영역’에서 더욱 우리에게 유익한 연료인 셈이다.

<김재국 한국오토가스시스템기술(주) 사장/ 200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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