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뷰/ 석유의 바다, Orinoco Oil Belt
에너지리뷰/ 석유의 바다, Orinoco Oil Belt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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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초중질 원유나 타르의 매장량은 극소수 지역에 몰려있다. 캐나다 서부의 중질원유 매장량(8920억 배럴)은 중동 전체의 석유 확인 매장량 보다 크다. 그러나 이 캐나다의 타르 샌드 조차도 베네수엘라의 Orinoco Oil Belt에 비하면 작아 보인다. 그곳은 세계 최대의 탄화수소 지대로서 가히 ‘석유의 바다’라 지칭 될만하다.
Orinoco Oil Belt는 면적이 54,000㎢에 매장량이 1조 배럴 이상이다. 이 belt는 길이가 700㎞, 너비가 80㎞로 Orinoco강 북쪽 강둑과 평행을 이루고 있다. 매장 심도는 920m 이하이다. 이 belt는 Cerro Negro, Pao, Hamaca, San Diego, Zuata, Machete 등의 주요 생산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Orinoco Oil Belt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36년 시추에 의해서였다. 이 시추에 의해 이곳 지하에 광대한 퇴적암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곳의 석유는 유황함량과 금속 성분이 너무 많고, 점도가 지나치게 높아 생산이나 상업화를 힘들게 했다. 그 결과 발견회사는 그 유정을 포기하고 말았다.
최초 발견 이후 30년 동안 이 belt에서는 58개 유정이 시추되었으며, 전문가들은 매번 그 매장 상태의 엄청남을 확인했다. 1970년대에 들어 극적인 변화가 베네수엘라 자체에서 일어났다. 그때까지는 Orinoco Tar Belt라 불리던 이 지역을 Orinoco Oil Belt라 고쳐 부르고 개발을 본격화 한 것이다.
1978년에 국영석유회사 PDVSA는 이 지역을 4개 지역, 즉 Cerro Negro, Hamaca, Zuata, Machete로 나누고, 각 지역을 자회사들이 담당케 했다. PDVSA는 막대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연간 26억 bolivar(6억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렇게 Orinoco Oil Belt 개발을 서두르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국가 수익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 석유 매장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1970년대에 석유가격이 앙등할 때 이 나라는 Orinoco Oil Belt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대통령 Carlos Andres Perez는 석유 이외의 사업에도 전례 없는 야심적인 계획을 세우고 철강, 수력발전, 조선, 알루미늄 등의 사업을 시작하는가 하면 대규모의 복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국가 수익은 더욱 필요했다. 석유생산 수준을 280만b/d로 유지하기 위해 Orinoco Oil Belt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그러나 이 초중질 원유를 어떻게 생산하며, 어떻게 해야 연료로 쓸 수 있고, 수송 가능한 석유로 만들 수 있는가가 문제였다.
이 문제는 1986년 초에 오리멀젼(Orimulsion)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오리멀젼은 보일러 연료로 사용되는 고유상표의 석유제품이다. 오리멀젼은 대략 70%의 비튜멘(Bitumen)과 30%의 물, 그리고 1% 미만의 황화물로 구성된 emulsion이다.
오리멀젼은 연소시 중유와 같은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현재는 발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PDVSA의 자회사인 Bitor사가 연간 약 520만 톤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6년까지 연간 200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덴마크, 과테말라, 이태리, 일본, 리투아니아 등이 Orimulsion을 사용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
한편 서구 회사들이 Orinoco Oil Belt 개발에 참여, API 9˚ 정도인 중질유를 API 20∼23˚의 합성원유로 정제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Denis Babusiaux와 Olivier Rech가 2001년 11월 `옥스퍼드 에너지 포럼(Oxford Energy Forum)'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Orinoco의 석유가 석유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이상은 돼야 생산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오늘날엔 석유가격이 배럴당 15달러 이하라도 생산이 가능하고, 더욱이 현재의 생산은 초기단계에 있다.
Orinoco Oil Belt는 인류의 석유문명이 마지막으로 기대를 거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엄청난 초중질유 매장량은 듣는 이 모두를 경악케 만든다. 그런데 Orinoco Oil Belt를 생각할 때마다 필자는 莊子(365∼290BC) 첫머리의 이런 구절이 연상된다.
‘북극 바다에 고기가 있었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였다. 곤의 크기는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고, 그것이 변하여 새가 되면 그 이름을 붕이라 하는데 등의 길이가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었다. 붕이 떨치고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을 드리운 구름과도 같았다.…’
장자는 참으로 엄청난 얘기를 했다. 다만 장자의 엄청난 얘기는 상상이지만 Orinoco Oil Belt의 엄청남은 현실인 것이다.

<이승재 칼럼니스트/ 200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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