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주택 3만호 보급의 虛像
태양광 주택 3만호 보급의 虛像
  • 한국에너지
  • 승인 200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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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가 2010년까지 3kW급 태양광 주택 3만호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주택은 선진대체에너지 국가에서는 보편화 되어 있을 정도로 일반화 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시범보급사업으로 단 한가구가 3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2004년까지 10만호 보급목표를 세우고 추진하고 있는 독일과 단순 비교해보면 우리의 현실이 어떠한 가는 물어볼 필요조차 없다.
가정용태양광 발전시스템의 보급비용을 현재 kW당 1천5백만 원이나 소요되기 때문에 3kW를 설치할 경우 4천5백만 원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정부가 70%이상 설치비를 보조해준다 해도 결코 각 가정에서 비용을 부담하기란 쉽지 않다.
기술개발이나 보급 활성화로 향후 설치비용이 절반이나 그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으나, 국내 실정을 감안해 본다면 어려운 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결코 쉽지 않은 계획을 정부가 발표한데 대해 어떻게 평가하여야 할지 의문이 앞선다.
태양광 주택 3만호를 보급하기위해 향후 8년 동안 3천3백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인데 과연 실현가능한 것인지 궁금하다.
국내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보급예산 등을 모두 합쳐야 연간 3백억 원이 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한 분야에 해마다 4백억 원 이상씩을 집중투자 한다는 계획이니 정부가 말한 내용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가.
이번에 발표한 태양광 주택 3만호 보급 계획은 이미 전 김영호 장관 시절에 발표했던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 같다.
산자부가 장기계획을 수립하여 대체에너지 공급계획을 추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직무이다.
뒤늦게나마 이러한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잘했다” “환영한다”는 평가보다는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계획의 실현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체에너지 정책은 도상(圖上) 계획으로 일관해 온 데 대해 신뢰의 결여 때문이다.
정부의 계획이라면 발표하기까지에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완벽하다고 판단했을 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고 발표한 것 같다.
계획을 세웠으니 이제부터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어디 이런 일이 용두사미가 된 적이 한두 번이었던가 말이다.
IMF 이후 산자부는 에너지 절약시설 자금 4천억 원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예산확보를 마련하지 않은 이 계획은 몇 달 뒤에 없던 일로 되어 버렸다.
예산 확보를 전제하지 않고 계획을 발표하여 국민을 호도한 에너지 정책 가운데 대체에너지 분야가 아마 가장 많을 것이다.
산자부는 태양광 발전 보급계획 이어 풍력, 태양열 등 다른 대체에너지 보급계획도 잇따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정권 말기에 국민들에게 인기를 유지하려는 홍보성 정책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대체에너지 업계의 종사자들은 정부가 아무리 좋은 계획을 발표해도 실현 가능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예 믿지 않는 풍토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을 일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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