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배전분할에 소극적인 韓電
에너지수첩/ 배전분할에 소극적인 韓電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7.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산업자원부에서 배전분할과 관련 예정대로 계획을 추진하라는 공문이 내려 온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가 많다.
배전분할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는 데서부터 그 정도가 가지고는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등등.
배전분할은 역시 생각했던 대로 발전부문 분할보다 추진과정에 있어 우여곡절을 겪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그 우여곡절의 중심에는 한전이 있다. 한전이 배전분할을 원치 않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영향으로 배전분할의 불확실성이 생산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배전분할 시행에 앞서 배전사업부제를 도입한 것도 한전의 작품이라는 얘기가 많다. 어떻게든 배전분할 시기를 늦춰보자는 의도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한전의 편치 못한 마음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발전부문을 떼어놓은 상태에서 배전부문 마저 분리한다면 그야말로 한전은 일개 송전회사로 남게 된다.
공룡 한전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최대의 공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전력산업구조개편에서 배전분할이 갖는 중요성은 한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질적인 전력시장은 배전회사가 등장해 양방향 입찰이 가능한 도매전력시장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전분할은 불가피하다.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한전이 기득권 때문에 배전분할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는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한편에서는 구조개편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이 안으로는 이에 역행하는 쪽으로 행동해 지난 주총에서 퇴임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배전분할을 둘러싸고 나오는 한전에 대한 소문은 이처럼 끝이 없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성패는 변화의 대상이면서 변화의 주체인 한전에게 달렸다. 신임 사장을 맞이한 한전이 과연 배전분할에 대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변국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