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비재래형 화석연료
에너지칼럼/ 비재래형 화석연료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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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회수 기술로 경제성있는 양의 석유나 가스를 생산할 때 이를 재래형 저류층이라고 한다. 인류는 1996년까지 7840억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으며 지금도 매년 250억 배럴씩 생산하고 있다. 원유의 경우 향후 5-15년 이내에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후 생산량은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최근 이러한 수요와 생산의 간극을 매워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비재래형 화석연료이다.
대규모 자극 기법이나 특별한 회수 기술이 있어야만 경제성있는 양의 탄화수소를 회수할 수 있을 때 비재래형 화석연료라고 한다. 이러한 비재래형 화석연료를 포함하는 저류층으로는 유혈암(oil shale), 타르사암(tar sand), 가스 하이드레이트 광상 등을 들 수 있다. 기존 저류층은 개발이 쉬운 소규모 광상이 대부분이나 비재래형 저류층은 개발이 어려운 대규모 광상이 많아 가격이 높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유혈암은 케로젠(kerogen)이라고 하는 탄화수소 화합물의 고체 왁스성 혼합물을 4-40% 정도 포함하고 있는 미립 암석이다. 지표 또는 지하 채굴로 혈암을 옮겨 분쇄한 후 지상의 증류기에서 350-400°C로 가열하여 케로젠을 기화시킨다. 케로젠 증기는 응축되어 중질 저유동성의 암갈색 혈암유(shale oil)를 혈암 톤당 6-50 갤론 정도 형성한다. 전세계 혈암유 매장량의 2/3는 미국에 있는데 주로 콜로라도, 유타, 와이오밍의 연방 토지에 광상들이 분포한다. 약 2700억톤으로 추정되는 혈암 광상으로부터 잠재적으로 회수 가능한 혈암유는 1700억 배럴에 달한다. 캐나다, 중국과 구 소련의 일부 공화국에도 대규모 유혈암 광상들이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전세계 혈암유의 잠재적 공급량은 기존 석유 공급량의 200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혈암유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1배럴의 혈암유를 추출, 처리, 개량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 배럴의 기존 석유를 소모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혈암유는 기존 석유에 비하여 순 에너지 생산량이 적다. 또한 혈암유를 가공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물이 필요하나, 대규모 광상이 위치한 반건조 지역에서는 대개 물이 부족하다.
 혈암유의 지표 채굴은 토지를 파헤치며 혈암 폐석(가열하면 팝콘처럼 팽창) 더미를 남긴다 게다가 가공된 혈암으로부터 염, 박암물질, 독성 금속 화합물이 인근 급수원으로 용해되어 들어간다. 이들 문제 중 일부는 혈암유를 지하에서 추출함으로써 감소시킬 수 있으나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들고 지표처리 시보다 더 많은 아황산가스 대기오염을 일으킨다.
타르사암(tar sand) 또는 유사암(oil sand)은 점토, 모래, 물, 역청(고점성, 흑색, 고유황 중질유)의 혼합물이다. 타르사암에는 보통 10-15%의 역청이 포함되어 있는데 점도가 높아 기존의 석유 회수 기술로는 생산할 수 없다. 보통 타르사암층에 증기를 주입하여 약 80°C로 가열하여 점도를 낮추어 지상으로 양수한다. 경우에 따라 지표 채굴한 후 역청액이 연화되어 상부로 부상할 때까지 고압 증기로 가열한다. 채취한 역청을 500°C 이상으로 가열하면 70%가량이 합성원유로 변환된다. 나머지는 열분해하여 기체로 만들거나 석유 코크스로 생성되도록 반응시킨다.
세계 최대의 타르사암 광상은 캐나다 북부 앨버타에 있는 Athabasca 타르사암이다. 현재 이 광상은 캐나다 석유 수요의 약 21%를 공급하고 있다. 캐나다의 원시 매장량은 총 1조7000억 배럴에 이르고 있으며 현 기술로 개발 가능한 매장량도 3000억 배럴에 이른다. 한편 베네수엘라도 1조2000억 배럴의 원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콜롬비아, 구 소련 일부 지역에도 다른 대규모 티르사암 광상들이 있다.
타르 사암에서 합성 원유를 생산하는 것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1 배럴의 역청을 추출, 처리하여 합성원유로 개량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 배럴의 기존 석유로부터 에너지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순 에너지 생산량이 적다. 또한 처리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고 역청을 합성원유로 개량할 때 다량의 대기 오염물질이 방출된다. 더구나 공장은 대규모 폐기물 처분지를 만들어 낸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주로 메탄 등의 기체 분자가 물 분자에 둘러싸여 결정질 고체 상태로 지하에 묻혀있는 것을 말한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수심 300 m 이상의 해저 퇴적물 내에서 안정하며 수백 m의 지표층 내에서 퇴적물을 접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스가 결정 구조 내에 부착되어 있으므로 가스 분자들이 재래형 가스 트랩에서보다 훨씬 조밀하게 채워져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의해 교결된 지층은 자유 가스에 대한 밀폐 작용도 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그 부존량이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는 하나 천연가스 매장량의 100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수심이 500-2000m로 비교적 깊은 지역의 해저면으로부터 100-1000m 부근의 가까운 곳에 묻혀있으며, 이보다 심도가 깊어지면 온도가 올라가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생산에 의해 압력이 떨어지면 하이드레이트가 붕괴되면서 가스로 트랩이 충진되므로 비교적 쉽게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온실가스의 역할도 한다. 하이드레이트 내에 결합된 메탄은 대기권 내 메탄 체적의 3000배에 달한다. 해저면 가까이에 묻혀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수온의 증가나 해수면 또는 해저 지형의 변화에 따라 고체 상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해리되어 주성분인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막대한 매장량을 가진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지구 온난화를 앞당기는 심각한 상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환경 오염을 사전에 예방하고 미래의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진국들은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생산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근상 교수 / 200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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