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해할 수 없는 보일러조합
취재수첩/ 이해할 수 없는 보일러조합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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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소형가스용 관류보일러의 검사제도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검사제도의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였지만 주제를 발표하는 사람은 개선해야 된다기 보다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개선 방향으로 한 패널이 발표했다.
그러나 이 패널은 의외로 자신의 입장이 주제를 발표한 사람의 견해와 다른 면이 많기는 하나 이 자리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료가 필요한 사람은 연락을 하면 개별적으로 보내주겠다는 토를 달았다.
공청회의 패널로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토론이 계속 진행되면서 토론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공청회장에 참석한 50여명의 대부분은 보일러 검사제도 개선에 반대하는 열관리협회 회원인 것 같았다.
제도개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려는 패널은 공청회장의 이러한 분위기를 직감한 듯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후퇴하거나 얼버무리기에 급급했다.
보일러제도 개선에 관한 공청회는 한국보일러조합이 규제개혁위원회에 안을 제출한 것이 계기가 돼 열린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일러조합 관계인사들은 단 한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더구나 조합이 추천해서 나온 패널마저 자신은 조합을 대표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뒤로 물러섰다.
공청회 주체가 규제개혁위원회가 되어 개선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여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산업안전학회가 주최가 돼 강화해야한다는 주제 발표하에 공청회를 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자신들이 개선방안을 내놓고 한사람도 나오지 않는 보일러조합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연구위원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청회장의 분위기가 고압적(?)이라고 해서 자신의 견해를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학자적 양심도 이해 할 수 없었다.
공청회장이 성토장으로 변한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까.

<서민규 기자/ 2002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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