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뷰/ 석유가격에는 週期가 있다
에너지리뷰/ 석유가격에는 週期가 있다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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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주요 관심사는 환율, 금리, 석유가격 등의 동태이다.
환율 인상, 즉 달러 대 원화가치의 하락은 외국의 수입업자가 1달러를 주고 더 많은 한국 상품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수출은 늘게 된다. 그러나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마진(margin)이 줄기 때문이다.
환율 인하, 즉 달러대 원화가치의 상승은 외국 바이어들이 한국 상품을 더 적게 사는 경우를 초래한다. 당연히 수출은 줄게 된다. 그렇다고 비관할 일은 아니다.
 과도하지 않은 적정한 환율 상황에서 적정한 마진을 얻는 상태가 바람직한 것이다.
그래서 환율은 경제의 주요 관심사이다.
금리에 있어서 외화 금리가 인상되면 외국 빚이 늘게 된다. 국내 은행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비용이 는다.
그래서 금리도 경제의 주요 관심사이다.
석유 가격은 어떠한가?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수입해야 하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공장 운영 비용이 상승하고 물가가 상승하고 생산이 제약을 받아 생산이 감소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원유 수입량은 2001년의 경우, 약 8억6천만 배럴로서 원유가격이 1달러만 상승해도 8억6천만 달러의 외화 지출이 느는 것이다.
이러니 유가가 오르면 온 나라가 난리를 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외국도 마찬가지다. 외국에서는 각 조사기관들이 현실적인 추세에 가장 근접한 유가 예측치를 내서 유가 충격에 대비하려는 노력을 한다.
유가예측에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분석, 평가되는데 석유의 수요와 공급,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생산정책, 소비국의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예를 들면 중동 전쟁), 선물시장의 투기세력 등이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가 예측 기능이 약하고 위의 여러 가지 변수들을 불가항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유가에 대해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유가란 불안해하며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성질의 것일까?
여기에서 필자는 유가의 `주기(cycle)'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일찌기 경제학자들은 `경기순환(busniss cycle)'이란 말을 만들어 냈다. 모든 경제 상황이 주기를 가진다는 것이다.
유가 상황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 레이던(Leiden) 대학의 코비 반 더 린데(Coby van der Linde) 교수는 `역동적 국제석유시장(Dynamic International Oil Market)'이란 저서에서 바로 유가에 영향을 주는 석유시장의 주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석유시장의 주기는 주기 수명이 약 40년 정도인 대주기와 그 대주기 안에 그보다 짧은 3개의 소주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소주기는 비교적 기간이 긴 확장기(약 20년)와 비교적 짧은 성숙기와 후퇴기(두 기간을 합쳐 약 20년)를 말한다.
그의 이론은 즉, 석유시장이 확장기, 성숙기, 후퇴기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석유시장 사이클은 곧 유가의 사이클을 유발할 것이다. 게다가 유가 자체의 사이클이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유가는 오르기 시작해서 정점을 이루다가 하락하는 사이클인 것이다.
요컨대 유가 상승을 불안해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유가에 사이클이 있으니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식은 너무 무책임하다.
유가에 사이클이 있음을 인식하라는 얘기는 여유를 가지고 다음번에라도 유가 상승의 불안 국면을 대처할 성의있고, 치밀한 준비를 지금이라도 하자는 얘기다. 일단 유가에 대처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있고 보면 우리에게 불가항력적으로 보이는 유가 상승의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한 극복책은 반드시 마련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사이클과 관련해서 흥미있는 얘기로 끝을 맺고자 한다.
사이클은 인간사에만 한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나 천제에도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혜성의 주기에 대해 말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아인쉬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무한히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그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자기 뒷머리가 보일 것이다."

이승재 석유 칼럼니스트<200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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