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첩>연극이 끝나도·····
<에너지 수첩>연극이 끝나도·····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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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월드컵이 석달앞으로 다가왔다. 정부 특히 환경부의 업무가 바빠지고 있다. 오염된 도심환경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을 뛰게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캠페인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번씩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정부는 천연가스버스(CNG)의 보급 확대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듯 하다. CNG충전소가 설치된 지역에서 노후된 경유버스를 교체할 때는 반드시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대기환경보존법을 개정하겠다는 환경부의 계획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월드컵이 전세계적으로 큰 행사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기간이 1개월로 한정돼 있는‘행사’라는 점이다.
하나의 행사를 위해, 오로지 행사라는 목적만을 위해 정부의 정책이 “한번 해보자” 식의 단기적이고 충동적으로 추진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당초 계획보다 CNG버스 보급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중히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월드컵 행사’라는 목표만을 향해 급히 달려왔기 때문인 듯 싶다.
일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월드컵을 대비해서’보다는 ‘월드컵을 계기로’이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좋다. 중간에 여러 난관에 부딪쳐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해도 끝까지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정부의 정책이 한 행사를 위한 ‘반짝 이벤트’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연극이 끝난 오후 텅빈 소극장에서 열심히 대사를 외치는 한 단원을 본적이 있다. 왜 그랬을까. 연극도중 매끄럽지 못했던 자신을 견고히 다듬기 위해서라고 했다. 내년에 있을 연극을 위해 연극이 끝난 지금 대사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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