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상 보다는 우등상을
노력상 보다는 우등상을
  • 한국에너지
  • 승인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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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개최된 에너지절약촉진대회는 올해의 에너지절약사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의미와 함께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는 동절기를 앞두고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뜻도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어찌됐든 23회나 거듭되어온 에너지절약촉진대회가 에너지절약에 기여한 영향은 지대하다고 평가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에너지절약촉진대회가 이만큼 해를 거듭하면서 과거와 다름없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서는 냉철한 시각으로 발전적인 방향을 검토해 보아야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지난 에너지절약촉진대회에서는 화학회사들이 연 수십억원, 혹은 수백억원씩 에너지를 절약한 공로로 주요 훈^포장을 수상했다.
공적심사의 주요내용은 에너지절약 금액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를 논하는 것이었다.
석유 한방울의 소비라도 줄여야하는 우리의 처지에서 일부 화학기업들이 연간 일백억원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해주는 것은 정말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에너지소비문제는 단순히 많은 양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제는 얼마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따져야 할 때이다.
따라서 에너지를 줄인 양이 많은 기업에 포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에너지의 효율성이 높은가를 따져 포상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문제에 일찍이 관심을 둔 기업은 이미 90년대 초^중반에 많은 투자를 하였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에너지뿐만 아니라 물을 비롯한 자원관리에 벌써부터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기업들 역시 당시에 에너지절약촉진대회에서 영예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너지절약촉진대회가 23회나 지속되는 지금에 와서도 연간 1천억원 정도의 에너지비용을 쓰면서 10%씩이나 절감할 수 있는 낭비요소를 안고 있다는 것은 역으로 보면 그동안 에너지에 관심이 적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화학회사들은 생산원가에서 에너지비용이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화학회사들은 납사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에너지 자원이다.
화학산업은 과잉공급으로 그 자체적으로도 에너지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제조업의 에너지원단위는 0.2수준으로 내려갔지만 우리나라의 전체에너지 원단위는 0.447 수준으로 화학산업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화학산업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에너지산업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대단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어느 기업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절약했느냐를 논하기보다는 에너지원단위가 얼마나 높고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기업이 제일 낮은가를 비교평가하여 수상해야 할 것이다.
비교하건대 지금의 에너지절약유공자 포상은 우등상이 아니라 노력상이다.
학교에서는 점수가 얼마이건 불문하고 일정점수 이상 점수가 올라가면 노력상을 준다. 그러나 우등상은 일정점수, 85점이나 90점 이상 되어야 준다.
이제 우리나라의 에너지문제도 방향을 바꾸어 양을 논하기보다 질을 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에너지다소비업체나 대형빌딩의 경우 정부가 에너지데이터를 관리해야 한다. 이 데이터에서 매년 가장 낮은 에너지원단위를 달성한 사람이나 기업에 수상을 해야한다.
에너지절약촉진대회 수상은 노력상을 받는 자리에서 우등상을 받는 모범적인 에너지절약기업이나 사람들의 잔치가 되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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