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배보다 큰 배꼽
에너지수첩/ 배보다 큰 배꼽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1.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가스의 한 시공업체가 기자에게 한가지 애로사항을 알려왔다. 도로굴착공사에 관한 것이다. 땅을 파는 기간은 단 하루. 그런데 굴착승인을 받는데만 보통 2주, 길게는 한 달씩이나 걸린다는 것이다. 굴착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서류가 몇 가지나 되냐고 물었다.
교통심의처리계획, 도로공사신고, 비산먼지발생신고, 특정공사사전신고, 폐기물배출신고, 공사계획신고, 지하저장물 조사. 7가지다. 모두 안전시공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임에는 틀림없다.
시공업체의 불만은 이러한 서류들이 중복된다는 것이다. 즉 교통심의처리계획서를 해당구청에 제출하고 도로공사신고는 경찰서에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나 후자 모두 같은 성격의 서류인데도 말이다. 결국 인력만 가지고 시간싸움을 해야하는 시공업체로써는 답답할 노릇이다.
가까운 구청 토목과 굴착승인 부서를 찾았다. 기자는 시공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면서 “저 많은 서류를 구청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안이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담당 공무원은 “각종 신고서마다 개별법이 적용되고 담당부서도 각기 달라 구청에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자신들이 공사를 하려면 시공업체가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공업체측이나 해당관청 모두 해결방안이 없는 것일까? 현재 지하지장물을 전산으로 일괄 통제·관리할 수 있는 NGIS(국가지리정보시스템)를 건교부 등 산하단체에서 개발·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면 지하매설물을 실시간으로 전산관리 할 수 있어 시공사나 구청 등 관리가 쉽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 구청과 전기, 가스, 통신, 상하수도 등 해당기관이 이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시공업체들 사이에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공사중지명령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달들어 부쩍 늘어난 굴착공사로 인해 짜증스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모색해야 할 것이다.


<윤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