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맑은 공기! 천연가스의 고마움
에너지칼럼/ 맑은 공기! 천연가스의 고마움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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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창 밖을 내다보면 주위가 정말 아름답다. 몇 년만에 가장 아름다운 단풍이란 말에 걸맞게 먼 산이나 길가의 경치는 노란빛 붉은빛 등으로 채색되어 있다.
이제 우리 나라는 어느 곳을 가거나 숲이 우거져 있고 이는 경치뿐만 아니라, 홍수방지, 이산화탄소의 흡수, 자연생태계 보존 등 우리의 생활에 말할 수 없을만큼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쓰는 난방 연료의 혁명이 가져다 준 결과다. 필자가 어렸을 때에는 아침이면 시골에서(예를 들면 고양군, 지금의 고양시) 서울로 소달구지를 이용하여 장작 통나무를 싣고 들어오는 광경이 흔하였다.
각 가정은 월동준비로 이 통나무들을 산 다음 큰 톱(둘이서 마주앉아 같이 톱질하는)과 도끼로 무장한 장작 패는 인부들을 고용하여 하루종일 장작을 패게 하여 겨우내 따듯하게 지낼 준비를 하였다. 대부분이 소나무였기 때문에 관솔이라 하여 송진이 많이 포함되어 쉽게 불이 붙는 부분은 따로 모아 Starter로 썼다.
이 때문에 우리 나라 모든 산이 민둥산이 되었고, 나무 심는 일은 국가장래에 직결되는 중요한 일로서 정부의 역점사업이었다.
이어 십구공탄이 개발되어 수십년간 가장 보편적인 난방 연료로 사용되었고, 이 당시의 월동준비는 겨우내 쓸 연탄을 장만해 놓는 것이었다. 집집마다 연탄광이 있었고, 연탄 배달하는 손수레는 가을이 되면 사방에서 보이던 광경이었다. 그러나 일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비롯해 여러 가지 단점(예를 들면 입학시험 전날 연탄가스를 마신다던가)이 있었다.
차차 여유 있는 가정과 시내 고층건물들은 석유로 난방을 시작하고, 일부 부유층은 LPG를 사용한 가스난로를 사용했으나, 일반 시민은 가격이 너무 비싸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1964년에 울산 정유공장이 설립되어 LPG가 우리 나라 자체 생산되기 시작하고 1969년에는 호남정유가 여천에 6만톤 규모의 정유공장을 세워 국내 LPG 생산은 3만 3천톤으로 확대되었다.
1971년 5월에는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용산구 이촌동에 LPG/Air방식으로 약 3000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였고 1978년에 이르러 청정가스로 전환하기 위해 LNG도입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동력자원부 발족과 때를 같이하여 시작되었다. 1980년 10월에 LNG도입 기본방침을 입안하여 1983년 4월에 경기도 평택군 포승면에 생산기지 착공을 하여 총 공사비 5,237억원을 투자하여 1987년 2월부터 수도권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하였으며 올해에는 약 전체 LNG수요의 약 1/3에 해당하는 530만톤이 주택용 난방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작년대비 약 12.7%의 증가이며 앞으로 당분간은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뒤돌아보면 70년대 말에 LNG도입을 국가사업으로 시작하기로 한 결정은 참으로 앞날을 내다 본, 현명한 판단이었다. 천연가스 사용은 우리 나라가 미국에 비해서 대단히 늦은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장거리 고압가스 파이프라인은 1950년이 되어서야 텍사스주와 루이지아나주를 기점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식 강철 파이프라인 전에는 동관 파이프라인이 소규모로 펜실바니아주에서 사용되었고, 최초의 파이프라인은 1870년 뉴욕주에서 사용된 나무로된 파이프라인이었다.
이제는 난방에 관한 한 월동준비가 필요 없고 추워지면 온도만 적당히 조절하면 된다. 예전의 장작을 쓸 때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라 가히 난방 연료의 혁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무리 편리하고 값싸다고 해도 전량수입인 것을 생각하고 또 유한한 자원임을 항상 생각하고 절대로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많은 아파트에서 겨울이면 너무 더워 창문을 열어놓고 여름 복장으로 지내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아파트도 개별 난방으로 설계, 시공하고 낭비를 철저히 없애야 하겠다.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고 깨끗하고 투명한 공기를 마시면서 다시 한번 천연가스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범순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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