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철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엔론 철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한국에너지
  • 승인 2001.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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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국내 에너지산업에 최대의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엔론사가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 같다.
에너지업계의 대표적인 기업인 SK의 엔론사 투자유치는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외자유치 사례의 하나로 꼽혀왔다.
엔론사는 에너지 산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정보·통신 산업으로 투자방향을 돌린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투자 철수를 할 것인지 다른 산업으로 투자방향을 돌린 것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엔론사의 투자철수에 대해 우리는 면밀히 분석해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IMF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와 투자환경의 개선으로 그동안 상당한 실적을 올린것도 사실이다.
에너지 산업분야에서는 미국의 엔론사와 벨기에의 트렉트벨사가 강한 투자 의욕을 보여왔다. 엔론사는 SK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SK가스의 지분 50%를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7개 도시가스사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이었으며 트렉트벨사는 한화에너지 인수를 시도하다가 취소하는 등 거의 모든 사업에 투자하기로 합의해놓고는 오래지 않아 발을 빼는 등 대조적인 투자양상을 보여왔다.
이처럼 대조적인 투자형태는 겉으로 보기에 엔론사는 참다운 투자자의 모습으로 트렉트벨사는 이해하지 못할 투자자로 인식됐다.
그러나 엔론사의 투자철수는 참다운 투자로서의 모습을 잃고 트렉트벨과 똑같이 이해하지 못할 투자자의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다.
엔론사는 SK와 합작한 당시 처음에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참다운 파트너쉽을 발휘했으나 얼마가지 않아 정보공유를 거절하고 독단적으로 국내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엔론의 국내에서의 활동은 합작파트너로서 투자자로서의 파트너쉽이나 도리를 져버린 행위이다.
트렉트벨사의 경우는 투자합의를 해놓고 아무리 길어도 거의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어떠한 투자자라도 투자합의를 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당연한 일이나 한두 달도 못 가서 경제성, 수익성을 운운하며 돌아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두 기업이 국내에서 투자한 형태는 달랐지만 투자자로서의 숨겨진 모습은 다를바 없다는 것이 에너지업계의 평가인 것 같다.
물론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투자하는데 있어 영업여건이나 수익성이 자신들의 예상에 벗어날 수 있는 면이 없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어떠한 사업이라도 반드시 적정이상의 이윤을 남겨야 투자한다는 것은 상식이하의 문제이다.
엔론사, 트렉트벨사가 국내 에너지산업에 투자한 대표적인 외국 기업이기는 하나 이밖에도 많은 외국기업이 국내 에너지 산업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가 하면 또 일부 외국기업은 진정한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른바 ‘돈장사’하는 식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자본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된 이상 외국기업이 ‘돈장사’를 한다고 해서 범죄적 행위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기업이 국내에 들어와서 투자를 한답시고 ‘돈장사’를 한다는 것은 당해기업들이 스스로 자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또 그러한 기업들이 국내에서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아서도 안되겠다.
특히 ‘돈장사’를 하는 기업이라고는 했으나 이러한 기업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활개를 치면서 국내 모든 기업들의 정보가 이들의 손에 들어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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